AI와 빅데이터 결합해 범죄예방…‘잠재적 범죄자’까지 찾아낸다
#.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선 범죄가 일어나기 전 범죄를 예측해 해당 범죄자를 처벌하는 최첨단 치안 시스템이 등장합니다. 즉 범죄가 일어날 시간과 장소는 물론 범행을 저지를 사람까지 미리 파악해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것이죠. 한편으론 모든 사람을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한다는 위험성도 지니고 있습니다. 또 프로그램 오류나 조작으로 제3자가 범인으로 지목되는 데 악용될 수 있습니다. 혹자는 과도한 개인정보 수집에 대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기도 합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국내외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사람의 눈과 같은 기능을 가진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사진이나 동영상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눈과 연결된 뇌처럼 영상을 인식하고 시·공간적 상황을 분석하는 소프트웨어(SW)를 만들어내는 데 열을 올리고 있는 것입니다.
또 최근엔 영상을 인식하는 수준을 넘어 AI를 통해 주변 상황을 추론하고 예측하는 단계까지 개발이 진행 중입니다. 이른바 ‘시각지능’으로, 사회안전망 구축이나 각종 테러 및 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보조 시스템으로 활용될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또 주인의 얼굴을 알아보는 현관문 자동 입·출입 시스템 등 일상에 응용할 수 있는 범위도 넓어 원천 기술 확보를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일례로 글로벌 AI 컴퓨팅 업체 엔비디아는 딥러닝(인간두뇌와 유사한 심층학습)을 기반으로 안전한 도시 만들기에 나선 상태입니다.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실시간 포착되고 있는 폐쇄회로(CC)TV 영상 데이터를 수집한 뒤, 익명화된 사람과 자동차, 시설 등을 분석해 공공안전 및 관리 효율성을 높이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과도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엔비디아는 ‘익명성’을 전제로 내세웠지만, 범죄를 예방한다는 취지로 개인의 온라인·오프라인 활동 전체를 빅데이터로 수집하려는 움직임도 있기 때문입니다. ‘범죄 예방’과 ‘사생활 침해’를 둘러싼 갑론을박 속에 관련 기술은 이미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충분한 검토와 논의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야 하는 이유입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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