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영화 '범죄도시'에는 낯설지만 눈에 띄는 배우가 있다. 바로 막내형사 강홍석을 연기한 하준이다. 19세에 연기를 시작해 어느덧 10년이 넘었지만 데뷔가 늦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랜 시간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은 꿈이 있기에 그는 항상 겸손하려고 노력한다.
'범죄도시'에서 하준은 신참형사의 갈등과 내면의 혼란을 잘 표현해 호평 받았다. 앞서 '양치기들'에 출연한 당시에도 인상적 연기를 보여줬는데, 독립영화계에선 이미 주목 받아온 인물이다. 해맑은 미소와 어딘지 슬픔이 담긴 눈동자가 그의 매력 포인트다.
무대 데뷔는 2012년 뮤지컬 '환상의 커플'을 통해서 했다. 2015년 '육룡이 나르샤'로 드라마 데뷔를 했고, 영화는 '양치기들'이 첫 작품이다. "데뷔가 빠른 편은 아니지 않나"라는 질문에 하준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저었다."어떤 기준이냐에 따라 다른데, 대학 때부터 조언을 해주시는 어머니 같은 교수님이 있어요. 지금도 빠르다고 하세요. 사실 기회를 갖고 싶지만 못 갖고 있는 사람이 많거든요. 정말 많아요. 주변 분들이 '너는 더 겸손해야 하고 절대 긴장을 놓치지 말고 들뜨지 말라'고 말씀해주세요. 연기를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이왕이면 길게 가고 싶어요."
이번에 함께 호흡을 맞춘 마동석과 윤계상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동석이 형, 계상이 형을 비롯해 같이 출연한 선배들이 따뜻하게 챙겨주셨어요. 감독님도 그렇고 모든 분들에게 애정이 느껴질 수밖에 없죠. 동석 형은 섬세하고 따뜻하게 동생들을 챙겨줘요. 박병식 역으로 나온 형이 저랑 룸메였는데 '놈놈놈' 때부터 동석 형님을 봤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변하지 않는대요. 항상 살뜰하게 주변을 챙기고 지금도 그 마음이 여전하다고 해요. 대단하신 것 같아요."
하준은 '범죄도시'에 오디션을 통해 합류했다. '양치기들'을 인상 깊게 본 PD의 영향도 있었다. 프로필을 냈고, 감독의 마음에 들어 강홍석으로 발탁됐다. 예상보다 역할이 커서 긴장도 됐다고 했다.
"정말 간절한 마음이 있었거든요. 제가 캐스팅이 제일 늦게 됐다고 들었어요. 다른 후보군들이 많이 있었기 때문에 안된 줄 알고 있었는데 뒤늦게 연락이 와서 뛸듯이 기뻤죠. 편집된 장면은 거의 없어요. 시나리오상에 있는 만큼이 다 나온 거 같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 감독이 특별히 주문한 건 없었냐는 질문에 하준은 "강홍석의 딜레마를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가 중요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주인공들과 두 파가 있고 플롯대로 흘러가야 하는데 강홍석은 곁다리로 붙어있는 인물이에요. 안 보이면 밋밋해 질 수 있기 때문에 더 잘해야 했죠. 감독님도 애정을 많이 갖고 계신 캐릭터였어요. 그래서 상의도 많이 했어요. 술자리를 많이 가졌는데 어떻게 표현할지를 고민하면서 목욕탕 장면이나 이런 것들을 구상했어요. 조각조각을 찾아 나갔던 거 같아요."
"오디션을 볼 때 강홍석 역할에서 병원신의 오디션을 보셨어요. 그 상황에서 이 인물이 어떻게 얘기를 할 것인가, 마냥 울 것 같진 않고 그 장면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복합적으로 얘기를 할 수밖에 없는 장면이죠. 자신의 실패를 인정하는 거고 나약함을 인정하고 맞닥뜨리는 부분인데 울음이 올라올 거 같지만 누르면서 너무 하기 싫은데 '죄송하다, 못하겠다'고 말하는 거였어요. 그 장면을 연기하는 걸 보고 제가 강홍석과 가장 가깝다고 느끼셨대요."
'범죄도시'로 눈도장을 제대로 찍은 하준은 오는 11월 새 영화에 들어간다. 부산 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서 제작되는 영화 '리메인'(감독 김민경)이다.
"감독님이 미팅을 갖자고 해서 만났는데 캐스팅이 됐어요. 김영재, 이지연 씨와 함께 출연해요. 장애를 가진 인물을 맡아서 휠체어를 타고 연기할 것 같아요. 예산이 크게 책정된 영화는 아니지만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서 기대가 됩니다."
/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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