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오페라단 19~22일 무대 올려
젊은 연출가 앞세워 현대적 재해석
국립오페라단 '리골레토' 포스터
"바람에 날리는 갈대와 같이 항상 변하는 여자의 마음~" 귀에 익은 아리아 '여자의 마음'로 유명한 오페라 '리골레토'가 국립오페라단 무대로 돌아온다.
원래 이탈이아어 가사에는 '깃털'이었던 것이 우리말로 '갈대'로 번역돼 더욱 공감가는 아리아로 유명한 '리골레토'는 사실 베르디가 남긴 작품 중 가장 사회비판적이고 비극적인 오페라다.
국립오페라단이 오는 19~22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리는 '리골레토'는 프랑스 낭만주의 거장 빅토르 위고의 희곡 '환락의 왕'을 오페라로 탈바꿈시킨 작품으로,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저항심으로 가득 찬 주인공 리골레토에게 닥친 잔혹한 운명과 비극적 최후에 대해 다룬다.
부도덕하고 방탕한 귀족사회를 벌하려다 오히려 자신의 딸을 죽이게 되는 광대 리골레토의 절망적인 운명을 그리며 베르디는 강한 시대고발의 정신을 작품에 담았다. 잔혹한 운명의 장난, 최후의 비극을 부른 복수전이라는 스토리도 강렬하지만, '여자의 마음' '그리운 이름이여' 등 작품 곳곳에 비극적 스토리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아리아는 관객을 극 속으로 끌어들인다.
특히 이번 무대에서 국립오페라단은 마에스트로 알랭 갱갈과 젊은 연출가 알렉산드로 탈레비를 내세워 고전을 뛰어넘는 현대적 재해석이 돋보이는 새로운 작품으로 재단장할 계획이다. 현대적 감각이 돋보이는 나이트클럽을 배경으로 원작의 만토바 공작은 아버지의 클럽을 물려받은 나이트클럽의 오너로, 광대인 리골레토는 그 클럽에서 쇼를 하는 코미디언으로 등장한다.
리골레토의 딸 질다는 아버지의 과잉보호에 의해 위험한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된 '왜곡된 순수'를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배경은 현대적으로 바뀌었지만 사회적 부조리와 부패, 인간 내면의 잠재적 악함을 꼬집는 강렬한 경고의 메시지는 시공을 초월한다.
새로운 해석의 잔혹한 운명극을 펼칠 성악가로는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제시카 누초, 테너 정호윤과 신상근, 바리톤 데비드 체코니와 다비데 다미아니가 낙점됐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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