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자금 5850억원 조성
대형사 몰린 4차산업혁명
민간 출자비율 47.3% 달해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가 8600억원 규모 모태펀드 출자를 통해 총 1조4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할 벤처캐피털(VC) 48곳을 최종 선정했다. 일자리 창출과 혁신 주도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출자한 모태펀드 사업에 4배 가까운 규모의 민간 자본의 출자 신청이 쏟아지는 등 관심도 뜨거웠다. 중기부는 이르면 연말 펀드 결성을 끝내고 투자를 진행한다는 목표다.
■48개 운용사 선정, 1조4450억원 벤처펀드 조성
10일 중기부와 한국벤처투자는 에티넘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해 모태펀드 위탁운용사(GP) 48곳을 발표했다. 8600억원의 모태펀드 자금과 5850억원의 민간자금이 더해져 이르면 연말 총 1조4450억원의 벤처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신규 벤처펀드 분야는 청년창업, 4차산업혁명, 재기지원, 지방, 지재권 등 5개다. 규모별로 보면 500억원 이상 펀드가 총 8개, 300억~500억원대가 10개, 300억원 미만 펀드가 30개가 각각 조성된다. 벤처 펀드를 운영할 VC에는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틱인베스트먼트, 케이넷투자파트너스, 현대기술투자,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됐다.
당초 모태펀드는 추가 경정예산 8000억원을 포함해 총 8700억원이 집행될 예정이었지만 지재권 투자 펀드(200억원)에 대한 적정한 운용사가 없어 1개 운영사에만 100억을 출자, 100억원이 줄었다. 하지만 벤처펀드 목표액은 당초 계획보다 1600억원 늘어났다.
박용순 중기부 벤처투자 과장은 "이번에 조성되는 벤처펀드들이 4차산업 분야 육성, 청년·재기기업인 등의 창업 활성화를 통한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의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며 "정부는 모태펀드를 통한 정책목적성 펀드의 조성과 함께 (가칭)벤처투자촉진법을 제정해 투자제도를 단순화·체계화하고 펀드 운용의 자율성을 극대화해 정부 정책자금 뿐 아니라, 민간자금의 유입도 촉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 분야 인기, 경쟁률 5.1대 1
민간 자본 출자 신청이 쏟아진 것은 '4차 산업혁명 분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한 몫했다. 신설된 4차 산업혁명 분야에는 37개 벤처캐피털이 제안서를 냈고 출자 신청규모만 1조2808억원에 달했다. 당초 정부 출자금(2500억원)을 5배를 넘는 수치다. 경쟁률도 5.1대 1로 5개 분야중 가장 높았다.
4차 산업분야의 주요 투자 대상은 인공지능(AI), VR·AR, 빅데이터, 헬스케어 등이다. 중기부는 최근 발족한 '4차 산업혁명위원회'가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정책방향 등을 결정하면 이를 투자 대상에 반영 및 보완할 계획이다. 4차 산업혁명 분야에 선정된 12개 VC는 5285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출자 신청액의 47.3%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인 4차산업 분야를 선점하고 창업부터 성장까지 단계별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형 펀드 중심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4차산업 분야는 1개 펀드당 평균 규모는 440억원으로 가장 큰 편이었다.
이번에 선정된 펀드 중 가장 큰 규모로 조성하는 VC도 4차 산업분야에서 나왔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는 4차 산업분야에 1400억원 규모의 대형 펀드(모태펀드 375억원을 출자)를 조성할 계획이다.
청년 창업 분야는 5개 출자 분야중 가장 많은 21개 VC가 선정됐다. 39세 이하 청년 또는 청년 임직원 비중이 50% 이상인 창업기업에 투자한다. 규모는 5520억원이다. 실패했던 기업인에게 재기 기회를 주는 재기지원 분야에는 11개 VC가 참여, 3125억원 펀드가 조성될 예정이다.
지방투자 펀드에는 대전시(50억원), 부산시(15억원), 울산시(30억원)가 각각 출자자로 참여했다.
한편, 중기부는 이번 신규 펀드 출자로 올해 벤처펀드 조성액은 지난해(3조1998억원)보다 6000억원 이상 많은 3조8000억원을 기록,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규 투자금액도 약 2조3000억원으로 최고치를 달성할 전망이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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