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는 차량.전력망 연계시스템(V2G) 구현을 위한 핵심 부품인 전기차 탑재형 양방향 충전기(양방향 OBC)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V2G는 전기차(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등 충전식 친환경차 배터리에 남은 전력을 전력망에 다시 송전하는 개념이다. 전기차가 에너지저장장치로 사용되고,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 공급자가 되면서 수익창출까지 가능해지는 셈이다.
현대모비스 전력변환설계팀 김종철 팀장(사진)은 "V2G가 실제 전개되려면 전기차가 전력망으로부터 전기를 받는 동시에 내보낼 수 있어야 하는데, 이것을 구현하는 핵심 부품이 양방향 OBC"라고 말했다.
V2G 구현을 위한 선행과제로는 충전식 친환경차, 양방향 OBC, 양방향 충전소, 방전 요금체계 등이 있다. 이 중 양방향 OBC는 전 세계적으로 시범사업 외에 양산 사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보급이 안 된 차세대 부품이란 것이 김 팀장의 설명이다. 현재는 전력망으로부터 전기차가 충전을 할 수 있는 단방향 OBC만 상용화돼 있다.
V2G 사업이 현실화되면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요금이 싼 심야시간에 전기차 배터리를 충전한 후 상대적으로 전기요금이 비싼 주간에 한국전력공사에 전기를 되팔 수 있게 된다. 김 팀장은 "이 경우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 소비자이자 공급자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총괄하는 전력변환설계팀이 양방향 OBC 개발에 들인 시간은 2년가량. 지난 2015년 한국전력공사가 전개하는 'V2G 실증사업'에 현대모비스가 참여한 데서 시작됐다. 국내에서 양방향 OBC를 친환경차에 탑재해 안전성능을 검증하고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한 것은 현대모비스가 처음이다.
김 팀장은 V2G가 여름철 전력난 등을 해결할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전기차 최대 출력이 일반적으로 30㎾가량인데 가정에서 쓰는 전기 출력을 고려할 경우 전기차 한 대가 감당할 수 있는 전력은 10가구 정도"라며 "향후 V2G가 양산될 경우 파급효과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전기차 운전자는 전기를 되팔며 일정 수익도 얻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전기차 활성화의 촉매제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V2G가 실제 구현되기 위해 가장 필요한 부분으로는 한전, 완성차 업체와의 협업을 꼽았다. 김 팀장은 "V2G 사업은 양방향 OBC 개발로만 이뤄질 수 없고, 한전에서 전기차의 유휴전력을 되사느냐가 사업 상용화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양방향 OBC 개발만으로도 향후 현대모비스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 김 팀장의 생각이다.
그는 "PSA(푸조시트로엥) 그룹과 양방향 OBC 기술 제공에 대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9월에는 닛산, 미쓰비시와 미팅도 했다"며 "글로벌 기업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기술이기 때문에 양산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방향 OBC가 탑재된 전기차가 실제 V2G 사업모델에 적용되는 시기로는 2020년 중·하반기를 지목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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