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신설은 중기업계의 숙원이었고 국민들이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국정감사 자리에 (중기부) 장관 없이 차관이 장관 대행으로 와 있다. 자괴감이 들고 국민과 중소벤처인에게 면목이 서지 않는다."
16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중기위) 회의실에서 열린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가장 먼저 발언권을 얻은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이 장관 없이 진행되는 중기부 국감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조 의원은 "장관도 안 계시고, 관리관과 이사관도 7자리나 공석이다. 빨리 장관과 해당 실·국장이 임명돼서 제대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산자중기위 위원들은 이후에도 '장관 공석'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은 "신설 부처는 직제상 꼴찌이기 때문에 예산 확보부터 법령 제정 협상, 인력 스카우트 등 장관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며 "지난 1996년 해양수산부가 신설될 때 초대 장관으로 국회 부의장까지 올랐던 신상우 장관을 임명하고, 차관으로는 '행정의 달인'으로 불렸던 임창렬씨를 임명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당 이찬열 의원은 "중기부 장관을 아직 임명하지 못하는 건 국민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라며 "장병완 산자중기위 위원장께서 청와대에 전화해서 최대한 빨리 중기부 장관을 임명해달라고 전해달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장관이 공석인 점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국감이 끝나는 대로 인사청문회를 시작할 수 있게 장관 후보자를 지명할 텐데 야당 의원들도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 드린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와 함께 의원들은 중기부 승격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한홍 한국당 의원은 "정부가 내년 예산 총액은 올해보다 7.1% 늘렸지만 중기부 예산은 0.5%(400억원) 증액된 데 그쳤다"며 "중소기업청일 때와 예산이 크게 차이가 없는데 대체 왜 부처로 승격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이철우 의원은 "최저임금위원회에 특별위원으로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담당자가 들어가지만 중기부 담당자는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인상에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업계 이슈로 떠오른 이케아 등 대규모 전문점의 '의무휴업일 지정' 등과 관련한 질의도 이어졌다.
최 차관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보호를 위해 복합쇼핑몰을 영업규제 대상에 포함하고 이케아 등 대규모 전문점에 대한 영업규제 필요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유통산업발전법을 개정해 내년부터 복합쇼핑몰도 의무휴업 대상으로 지정하려는 가운데 가구, 전자제품 등 대규모 전문점은 규제대상에서 제외돼 형평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중기부는 가구.전자제품.식자재 등 대규모 전문점이 골목상권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내년 2월 연구용역을 거쳐 규제 필요성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공영홈쇼핑의 '공공기관 지정' 문제도 본격 검토될 예정이다.
"지난 2015년 설립된 공영홈쇼핑은 공적 역할을 수행하는데, 공공기관으로 지정해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최 차관은 "공영홈쇼핑은 중기부에서도 '기타 공공기관'으로 지정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협의해서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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