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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민이 신다문화공헌운동본부 대표 "국제결혼, SNS 정보·지인 소개 맹신 말아야"

무허가 업체.브로커 개입 주의.. 국제결혼 관련법 개정 논의 중

[인터뷰] 한민이 신다문화공헌운동본부 대표 "국제결혼, SNS 정보·지인 소개 맹신 말아야"

미디어를 통해 비치는 '국제결혼'의 모습은 밝음보다는 어두움이 많다. 한국인 남편과 외국인 아내의 갈등과 폭력 그리고 이어지는 외국인 아내의 가출 등 미디어에서 다뤄지는 국제결혼은 대부분 희망을 가지고 시작해 비극으로 끝난다. 이처럼 미디어에서는 극단적 사례가 주로 다뤄지기 마련이다. 물론 국제결혼을 통해 행복한 가정을 꾸린 사례도 있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예비)국제부부들에게 관련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는 비영리단체 신다문화공헌운동본부 한민이 대표(사진)는 국제결혼의 특수성과 정보의 부재로 문제가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국제결혼을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듣기 좋은 얘기를 하는 중매업체를 무작정 찾아가지 말고 외국인과 결혼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 먼저 상담 등을 통해 올바른 정보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한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통되는 부정확한 정보를 무작정 믿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제결혼을 하는 과정에서 먼저 의존하는 것이 확인되지 않는 SNS상의 정보다. 외국인 신부들도 똑같이 SNS에 가입하고 정보를 얻고 있다"며 "SNS에서 무허가 중매업체들이나 관련 브로커들이 활동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유통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이어 한 대표는 지인이 소개로 하게 되는 국제결혼은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인 소개로 하는 국제결혼은 자신이 아는 다문화가정의 외국인 아내에게 현지 여성을 소개받는 것이다. 한 대표는 "보통 남성들이 지인인 외국인 여성에게 중매를 부탁할 때 그 외국인 여성의 동생 등 혈연관계가 있는 여성을 소개받는 것으로 알지만 실제 부탁받은 여성이 자신도 모르는 사람을 소개하는 일이 많다"며 "외국인 여성이 한국에서 결혼을 하면 브로커들이 외국인 여성의 친정으로 가서 향후 중매 부탁을 받을 시 자신에게 연락하라고 한다. 국제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브로커가 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정식 통역 없이 짧은 만남으로 국제결혼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다. 한 대표는 "맞선 당시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이른바 맞춤 통역을 하는 경우가 있다. 맞선 과정에서 한국인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요구조건이 불일치함에도 거짓 통역을 통해 맞추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곧바로 이혼소송까지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이 외에도 △인터넷 국제결혼 카페나 무허가 업체의 문제 △혼인신고 후 배우자 변심 △중매업체의 계약서와 특약에서의 문제 △미끼광고 및 억지 성혼 등의 문제가 국제결혼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와 관련, 한 대표는 "국제결혼 관련법이나 표준약관 등의 개정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다른 비자로 편법입국을 하거나 무등록 중매업체 등을 막으려 법 개정을 위해 국회의원과 논의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결혼을 하기까지 과정도 어렵지만 결혼 이후에도 여러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최근 국제결혼을 한 부부들은 외국인 아내의 경제활동 여부로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려는 외국인 아내에 대해 한국인 남편들이 부정적으로 보기 때문이다.

외국인 아내가 한국에서 경제활동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한국 남성들은 중매업체 측에 자신이 지불할 비용만 내고 결혼을 하는데, 외국인 아내 역시 자국 현지 중매업체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있을 수 있다. 대부분 외국인 아내들은 대부업체 등에 돈을 빌려서 해당 비용을 지불하기 때문에 결혼을 하게 되면 외국인 아내들은 큰 빚을 지게 된다"며 안타까워했다.
외국인 아내 입장에서는 빚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그는 "중매업체들이 국제결혼을 문의하는 남성들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국제결혼은 평생을 함께할 반려자를 찾는 과정"이라며 "사전에 상담을 받고 올바른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한 이후 중매업체를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