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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 전직원 ‘월급 1% 기부’ 동참… 어르신에 30만 끼니 대접

‘1%의 기적’ 현대오일뱅크, 나눔 문화를 바꾸다
2012년 참여율 70%대 출발
이제는 협력사까지 온정 동참 연 평균 15억씩 75억원 모아
750여개 기관 난방유 등 혜택

현대오일뱅크 전직원 ‘월급 1% 기부’ 동참… 어르신에 30만 끼니 대접
현대오일뱅크 1% 나눔재단 관계자들이 임직원들의 급여로 마련한 기금을 활용해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국내 민간 기업 최초로 임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재원으로 하는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이 출범 6년째를 맞았다. 2012년 출범 당시 어려움도 많았지만 지금은 임직원 참여형 사회공헌의 대표 모델로 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퇴직까지 매달 월급 1%가 공제되는 거라 임직원들의 참여율을 얼마나 이끌어낼지가 관건이었다. 그런 우려와 달리 1% 나눔 운동은 첫 출발부터 70% 대 참여율을 기록하며 구성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전 직원 월급 1% 기부… 협력사까지 확산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의 1% 나눔은 현재 급여 외에도 상금, 강의료, 경조사까지 확대되며 일상적인 문화로 자리잡았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전사 체육대회에서 받은 상금을 내놓거나 결혼 후 돌리는 떡값 등을 아껴 기부한 직원들도 많다"며 "또, 모친상을 치르고 부의금 일부를 재단에 기탁하거나 아들을 결혼시키고 축의금 일부를 선뜻 내놓은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직원들의 전폭적인 참여로 초기 70% 대였던 참여율은 5년이 지난 현재 98%까지 올라갔다. 개인적으로 기부활동을 하는 직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전 임직원이 1% 나눔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오일뱅크 관계자는 "임직원들의 숭고한 뜻이 훼손되지 않도록 기부금이 재단을 통해 공정하게 운용된다는 점이 참여율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은 외부 인사와 조합원 대표 등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각 사업본부와 노조 대표로 구성된 독립적인 운영기구가 재단 사업 및 운영 전반에 대한 의견 수렴과 사회공헌 기획 등을 담당하고 있다.

기부 문화는 주유소까지 확산됐다. 현대오일뱅크의 전국 직영 주유소에는 주유소 폴 사인 말고도 이색 현판이 하나씩 걸려 있다. 바로 '1% 나눔 주유소'임을 알리는 안내판이다. 2014년부터 매달 주유소 순이익의 1%를 기부하고 있다.

직영 주유소에서 시작한 나눔 물결은 자영 주유소까지 퍼지고 있다. 지난 연말에는 대전의 자영 주유소 사장단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현금 150만원이 든 봉투를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에 전달하기도 했다.

협력업체도 급여 나눔에 동참했다. 대산공장 출퇴근 버스를 운영하는 성신STA를 비롯해 대동항업, 새론건설 등 지역 협력업체의 직원들도 월급 1% 기부에 참여하고 있다.

■각계로 확산…국내 기부문화까지 바꿔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모인 1%나눔 기금은 총 75억 원에 달한다. 연 평균 15억 원 규모다. 재단은 기금을 활용해 형편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매일 따뜻한 점심을 제공하는 '진지방', 저소득 가정과 복지시설 등에 겨울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랑의 난방유', 저개발 국가 대상 '해외학교지원사업'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을 찾아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진지방'은 하루 평균 300명 이상의 노인들이 이용하는 복지관을 선정, 연간 5000만 원의 식비를 제공하는 사업으로 현대오일뱅크 임직원 급여 1%가 재원이다. 2012년 12월 서울 관악노인종합복지관에 1호점이 문을 연 이래 현재 서울, 부산, 충남 서산 등지에서 진지방이 운영되고 있다. '사랑의 난방유' 사업은 현대오일뱅크 정유사업과도 연관이 깊다. 소규모로 운영되는 취약 사회복지시설과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동절기 난방유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13~2014년 베트남에서 유치원과 초등학교를 건립하고, 2015년에는 네팔 낙후지역에 초등학교를 세우는 해외 오지 교육 인프라 개선 사업도 1% 나눔 기금의 결과물이다.

오일뱅크 관계자는 "지난 5년 동안 1%나눔재단이 진지방 사업을 통해 노인들에게 대접한 점심은 총 30만 끼니"라며 "장학금 사업 등을 통해 2300여 명이 수혜를 받았고, 750여 기관이 사랑의 난방유 등을 지원받았다"고 말했다.

재단의 장학금 지원으로 재능을 키워나가고 있는 꿈나무들도 많다. 편모 가정 자녀인 중학교 1학년 성지연(가명, 14세, 서울 강동) 양은 손연재와 같은 리듬 체조 선수가 되는 것이 꿈이지만 형편 때문에 정식 레슨을 받을 수 없었다. 1%나눔재단이 지난해부터 월 60만원씩 레슨비를 지원했고 지난해 두 차례나 전국 규모 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성 양의 실력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그 결과 올 초 체조 육성 전문 중학교에 진학해 세계적인 선수가 되기 위한 도전을 계속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1% 나눔 운동은 현재 기업과 공공기관에 퍼지며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까지 바꿔놓고 있다.
2014년 포스코에 이어 미래에셋, 한화토탈, 현대위아가 참여했고 이후 전북은행, 대구은행, K워터 등도 1% 나눔 기부에 동참했다. 스포츠계에서는 프로축구연맹이 시행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1%나눔재단 관계자는 "나에게는 작을 수도 있는 1%가 누군가에게는 절실한 99%일 수도 있다"며 "현대오일뱅크 임직원들이 시작한 작은 노력이 점차 확산되어 갈수록 각박해지는 세상에 온기가 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