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방송 마다 매진사태 겨울 패션시장 최강자 등극
열풍 원인 세가지 꼽아보니 실용성 중시 소비심리 저격
스포티즘 트렌드와도 부합.. 야외 예능 프로 노출 한몫
지난 13일 GS샵에서 방송된 왁스 벤치코트는 방송 시작 38분만에 매진되며 예정된 방송시간 1시간을 채우지 못했다.
일명 '벤치코트'로 불리는 롱다운이 올겨울 뜨거운 인기를 누리며 패션 및 유통업계 효자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홈쇼핑에서는 방송 마다 매진사례를 기록하고 백화점 몇몇 브랜드에서도 품절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22일 패션 및 유통업계에 따르면 롱다운이 올 겨울 필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잡으면서 '없어서 못파는' 상품이 됐다. 롯데홈쇼핑은 지난달부터 판매에 들어간 푸마, 스케쳐스 등 인기 스포츠 브랜드의 '벤치코트' 누적주문액이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GS샵도 롱다운 판매가 급증하면서 예정된 방송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매진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3일 왁스 벤치코트는 38분만에 모든 상품이 매진됐으며 앞서 11일 아디다스골프 롱패딩도 20분 만에 모든 상품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롱패딩이 모두 완판되며 올해 물량을 10배 가까이 늘린 르까프도 이미 기획한 수량의 80% 가량이 완판됐다고 밝혔다. 르까프 관계자는 "지난해 롱패딩 1500장이 모두 판매돼 올해는 1만2000장을 기획했으나 이마저도 80%가량이 모두 판매돼 소량의 제품이 조만간 재입고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롱다운 덕분에 모처럼 활기를 찾는 모습이다. K2는 모델 수지가 착용했던 아그네스 롱다운은 일찌감치 품절됐고 포디엄 벤치코트는 현재 추가생산에 들어가 소량 재입고될 예정이다. 한겨울이 되기도 전에 이미 제품이 품절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K2관계자는 "아그네스 다운은 조기품절로 예약도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올해 롱패딩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보고 8종, 물량으로는 11만장이나 준비했는데 11월 중순 이미 50% 이상이 팔려나갔다"고 말했다.
LF의 라푸마도 올해 롱다운 매출이 전년 보다 10배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주력 제품인 레오 벤치 다운의 경우 대부분의 사이즈가 품절돼 추가생산에 들어간 상황이다. 코오롱스포츠도 롱다운 판매량이 전년대비 8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올 겨울 유난히 롱 다운이 열풍이 부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운점퍼는 전세계 패션계 불고 있는 스포티즘 트렌드와 운동복이 멋으로 승화되는 애슬레저 열풍과 부합한다. 여기에 기성 패션에 대한 반항적인 태도와 스트릿 문화가 만나면서 의도된 과장된 길이와 오버사이즈 핏으로 다운점퍼 디자인이 진화했다. 또 다른 요인은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패턴이 대세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타인의 시선보다는 최고의 보온성을 추구하는 실용주의 소비 트렌드가 중심으로 자리잡음에 따라 오리털, 거위털 이불과 같은 긴 기장감의 패딩으로 최적의 따뜻함을 누리려는 소비자들이 증가했다. 마지막으로 '스타마케팅' 효과다. 프리미어리그 축구선수들이 벤치에서 입어 '벤치다운', '벤치파카'라는 단어가 탄생한 것처럼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의 광고 효과가 첫 출발이었지만 최근 국내에서는 야외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가 대세로 각광받으면서 씬 들어가기 전에 보온용으로 잠깐 입던 벤치 다운이 중심 스타일로 노출될 기회가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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