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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반려견 팔지 않는 펫숍, 대신 보호견 입양을 연결

(上) 일본 반려산업 현주소와 펫 유통 사례
펫숍 '그린독' NGO 피스윈즈재팬과 유기견 재입양 활동 통해 106마리 분양
입양부터 진료.미용.교육.펫로스까지 첫 만남부터 마지막까지 전과정 함께

우리나라의 동물반려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한다. 특히 4가구 중 1가구꼴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 만큼 이제는 반려동물이 삶의 반려자로 자리잡았다. 반려동물과 동물반려인의 증가는 연관 산업의성장을 이끌면서 동물반려산업이 '미래 10대 산업'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국내 반려동물 관련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8000억원에서 2020년 5조80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산업발전 속도에 비해 제도적인 기반과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은 한참 뒤떨어져 있다. 이로 인한 학대와 유기,개물림 사고 등 각종 사회문제를 불러오고 있다.파이낸셜뉴스는 반려동물 선진국인 일본의 주요 반려산업 현장 탐방을 통해 우리나라 반려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알아봤다.
[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반려견 팔지 않는 펫숍, 대신 보호견 입양을 연결
그린독 센터를 통해 입양된 보호 당시의 유기견 사진.

[동물반려 산업 선진국 일본을 가다] 반려견 팔지 않는 펫숍, 대신 보호견 입양을 연결
일본 도쿄 그린독 카나가와 총센터에서 반려견들이 미용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 도쿄(일본)=강규민 기자】 일본에서는 전체 가구의 27%인 5000만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운다. 비율로는 비슷하지만 가구수로는 우리나라의 10배 규모다. 일본의 반려동물시장 규모는 연 15조원이 넘는다. 일본의 경우 저출산 및 고령화로 인해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양이 개체수가 반려견보다 많아지면서 반려견보다 고양이를 많이 키우는 거의 유일한 나라가 됐다. 고양이를 통한 산업이 커지며 약 20조원에 이르는 경제효과를 내면서 일본어 '네코'와 경제를 뜻하는 '이코노믹스'를 합성해 '네코노믹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났다. 반려동물을 위한 보험, 금융상품, 장례 등 다양한 반려동물 상품과 서비스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반려동물 문화가 오래전에 정착한 일본에서도 유기 및 살처분 등 사회적인 문제점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반려동물시장 규모로 볼 때 한국의 약 7배 정도로 크기 때문에 그만큼 유기도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일본 전역에서는 4만1175마리의 개가 거래됐으며 이 중 살처분 수는 1만424마리, 재입양수가 3만500마리로 집계됐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에서 인도적 활동을 하는 비정부기구(NGO)인 피스윈즈재팬은 히로시마현에 본부를 두고 피스완코 프로젝트를 통해 유기견 살처분 제로(0)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대형 펫숍인 그린독은 피스윈즈재팬과 손잡고 유기견 재입양 사업을 함께하고 있다.

■그린독,피스윈즈재팬과 유기견 문제 해결 앞장

겉보기에 평범한 그린독에는 사실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반려견을 판매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린독의 도시마사 사쿠마 대표는 일본에서 살처분당하는 개들의 수는 넘쳐나지만 펫숍에서는 어리고 귀여운 강아지들을 판매하는 점이 옳지 않다고 느껴 피스윈즈재팬과 손잡고 그린독 펫숍에서 보호견 분양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도시마사 대표는 "피스윈즈재팬 측과 만났을 때 보호견을 양도하더라도 보호견을 키우는 것이 어떤 것인지 잘 알고 키워야 한다는 점, 그런 지식을 가지고 보호견을 입양하는 사람들을 늘려가는 점 등 이야기가 잘 통했다"며 "피스윈즈재팬에서 쇼핑몰에 양도센터를 운영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살처분 당하는 개들이 많다는 것을 아는 사람도 많지 않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개를 키워야겠다고 생각하면 펫숍에 가서 구매를 하게 된다"며 "피스윈즈재팬 측과 통합된 보호견 양도사업을 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을 했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양도견을 만나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그린독이 2014년 말부터 피스윈즈재팬과 보호견 분양사업을 시작한 후 현재까지 106마리가 분양됐다. 피스윈즈재팬에서 분양된 개가 700마리 수준이니, 10% 이상 기여하는 것이다.

■그린독서 반려동물 A to Z 케어

그린독에서는 보호견 입양부터, 진료, 미용, 용품 구매, 상담 및 교육 등 반려동물의 모든 것을 케어할 수 있다. 그린독 매장은 일본 전역에 총 5개가 있고 동물병원이 있는 점포는 2곳이다. 아예 동물병원만 경영하는 곳도 3군데 있다. 직원 수는 135명이고 판매수익이 연간 200억원 정도다.

반려동물 보호자들을 위한 교육을 위한 세미나도 연다. 펫숍에 가서 개를 입양하기 전에 어떤 각오와 책임감을 교육하는 용도다. 세미나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그린독 총괄시설 2층과 도쿄의 다이칸야마, 고베지역에서 돌아가면서 진행한다.

도시마사 대표는 "저조차도 개를 키우면서 개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하는지, 개를 키우면서 손이 얼마나 많이 가는지 처음 알게 됐다"며 "처음에 곤란한 상황도 많이 겪으면서 누가 내 개를 대신 가져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그는 이어 "다행히 개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이 주변에 있어서 그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개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키울 수 있었다"며 "일반적인 사람들은 개를 처음 키우면서 겪게 되는 곤란한 일들을 이겨내지 못하고 버리게 되고, 그 버려진 개들이 결국 살처분을 당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린독에서는 반려견과의 첫 만남부터 마지막까지 함께한다. 도시마사 대표는 "개의 최후가 어땠는지에 따라서 개를 다시 키우고 싶거나 그 반대일 수 있다"며 "최후가 좋았던 경우에는 개를 다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반면에 최후가 나빴던 경우(준비없이 개를 보낸 경우)에는 '개를 다시는 키울 수 없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린독에서 펫로스를 준비하는 과정도 상담 등의 서비스부터 장례서비스까지 제공해 분양부터 이별까지의 과정을 함께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