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부채 후속 대책 영향 10억원짜리 상가 매수때 5억4000만원까지만 대출
기존 투자방식으론 어려워.. 소규모 빌딩 투자에 악영향
정부가 가계부채종합대책 후속조치를 통해 부동산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을 도입하면서 8.2 대책 이후 호황을 누리던 상업용부동산 시장이 찬물을 뒤집어썼다. RTI는 임대소득을 연간이자비용으로 나눈 것으로 비주택은 1.5배, 주택은 1.25배를 기준으로 적용해 대출규모를 결정하는 새로운 대출 규제다. RTI 1.5배 기준으로 10억 짜리 상가 구매를 위한 대출때 지금까지는 7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면 앞으로는 5억4000만원(변동금리)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당장 매매가 활발했던 서울 강남권 50억원 규모의 빌딩들이 매수자가 크게 줄어들게 돼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주택임대사업들 역시 자금운용의 폭이 좁아져 당혹스러운 표정이다.
27일 상가투자연구소 관계자는 "예측이 쉽지 않지만 단기적으로 투자심리가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면서 "실질적으로 은행들이 얼마나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금능력이 있은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시장에 접근이 힘들어진다"면서 "이로인해 상대적으로 대출이 쉬운 제2금융권으로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는 강남지역의 소규모 빌딩 투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강남지역에서는 50억원 안팎의 꼬마빌딩에 50% 이상의 대출을 받아 매입한 뒤 리모델링을 하거나 업장을 유치해 시세차액을 얻는 방식의 투자가 활발했다. 하지만 대출의 폭이 줄어든 만큼 지금까지와 같은 방식의 투자는 어려워졌다. 박상언 유앤알 대표는 "RTI 1.5배 기준으로 대출금리가 3%라면 수익은 4.5%가 나와야 하는데 강남쪽에서 이 정도 나오는 상업용건물이 없다"면서 "꼬마빌딩, 상가건물들이 매물로 나올 것 같다"고 분석했다.
꼬마빌딩에 대한 메리트가 떨어지게 되면 가격조정도 뒤따르게 된다. 박 대표는 "상업용 부동산은 대부분 대출을 받아 투자하는데 한도가 줄어들면 꼬마빌딩에 대한 수요도 급감할 것"이라며 "특히 신규 수요유입이 어려워진 만큼 자칫하면 기존 상업용부동산 투자자들이 곤혹스러운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새로 분양하는 상업용건물은 애매한 상황에 처했다. 임대소득이 잡히지 않기 때문에 RTI를 적용할 기준이 모호하다. 박 대표는 "신규 건물은 대출을 받아 투자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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