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민간 주도 자급제 비율 제고 방안 논의
정치권이 주도하고 있는 ‘단말기 완전자급제(완자제)’ 법제화를 둘러싼 신중론이 확산되면서 자급제 비율을 높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단말기 유통과 이동통신서비스 가입을 분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완자제를 법제화 하는 것은 헌법상 영업(직업선택)의 자유를 과잉 침해하는 것이므로, 민간 스스로 자급제 비율을 높이는 형태로 활성화 시켜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자급제 비율을 정하는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질 경우, 법제화와 마찬가지로 과도한 규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 민관위원들이 8일 서울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3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사진=김미희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8일 서울 테헤란로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3차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를 열고 ‘단말기 자급제 비율 제고방안’과 ‘완자제 법제화 시 보완방안’을 놓고 4시 간 가량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앞서 정책협의회는 지난달 24일 2차 비공개 회의에서 완자제를 법으로 강제하는 것에 대한 반대 여론만 확인한 뒤, 최종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당초 완자제 법제화에 대한 논의 결과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보고해 입법 참고자료로 활용토록 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회의 역시 각계각층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마무리됐다.
과기정통부 전성배 통신정책국장(정책협의회 대변인)은 “온라인 유통 활성화 등 자급제 관련 갑론을박이 이뤄졌지만 최종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오는 15일 완자제 최종회의를 통해 논의를 매듭지은 뒤, 향후 보편요금제와 기본료 폐지 등 기타 의제를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정책협의회에서 민간위원인 단말기 제조사, 이동통신사, 유통업계는 자급제 활성화를 위해 각각 취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10% 미만인 국내 자급제 비율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이 대안으로 검토된 것이다. 실제 전 세계에서 자급제 비율을 100%까지 끌어올려 완자제를 시행하는 국가는 없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제조사 차원에서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등 다양한 자급 단말기를 출시하고, 이통사를 통해 출시하는 단말과 자급 단말기 간 가격에 차별이 없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또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에 대해서는 자급 단말기에 특화된 유심 요금제 출시와 온라인 가입자에 대한 추가 요금할인 등 자급제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와 관련, 국회 일각에서는 완자제 대신 통신요금 고지서에서 단말기 할부금 등 관련 비용을 제외하는 ‘부분 완자제’ 도입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부분 완자제가 완자제 도입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과방위 여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신경민 의원실 관계자는 “제조사는 통신요금 뒤에 숨어 매년 높은 가격의 단말기들을 출시해 소비자 부담을 늘리고 있다”며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이 성능별로 다양한 가격의 제품이 나오는 것처럼 스마트폰도 다양한 가격대 제품이 제공돼야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고 실질적인 통신요금을 낮출 수 있다”고 밝혔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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