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본 2017 유통시장
면세점 등 사드보복 '직격탄' 롯데.이마트 中사업 중단
최저임금.유통규제강화 발목.. 상인.가맹점주 상생 숙제로
유해 화학물질 공포증 확산.. 친환경.유기농 생필품 불티
2017년 유통업계는 기나긴 내수침체만큼이나 힘든 시기를 보냈다. 살충제 계란, 생리대 파동 등 소비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일에서부터 최저임금 인상, 새 정부의 유통업계 규제, 중국의 사드보복까지 국내외적으로 많은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11월 들어 롯데백화점의 '평창 롱패딩' 성공을 시작으로 소비자 심리 지수가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내수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앞으로 유통업계 전망 역시 어둡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이낸셜뉴스는 25일 올 한 해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5개 이슈를 키워드로 선정했다.
■최저임금 인상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7530원으로 결정됐다. 1만원까지 인상하겠다는 새 정부의 공약에 따른 것이다. 인건비 비중이 큰 유통업계는 비용 부담이 늘 것이 분명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최저임금 인상은 한국체인스토어협회에서 유통.제조업계 임직원 2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올해 가장 중요한 유통업계 이슈' 설문조사에서도 1위를 차지할 만큼 업계의 뜨거운 이슈다. 업계 관계자들은 비용 상승으로 인해 판매가가 올라가고 매장 인력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토로한다.
이에 편의점.패스트푸드 업체들은 늘어난 인건비를 고스란히 부담해야하는 가맹점주와의 상생안을 만들고 무인점포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대안을 내놓고 있다.
■중국 사드보복
지난 3월 한반도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으로 인해 현지에 진출한 유통업체들은 막대한 피해를 봤다. 특히 롯데는 사드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으로부터 강도 높은 보복을 당했다.
중국 정부는 '소방법 위반'을 이유로 중국 내 롯데마트 87곳의 영업을 중단시켰다. 결국 롯데마트는 중국 내 112개 매장 전체를 매각하기로 했다. 이마트도 중국시장에서 철수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단체관광을 금지하면서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화장품 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최근 중국 정부는 한.중 정상회담 이후 베이징과 산둥 지역에 한 해 부분적으로 한국행 단체관광 상품 판매 금지를 해제시켰켰지만 유통업계는 '포스트 차이나' 찾기에 나서며 신규시장 개척에 팔을 걷었다.
■유통규제 강화
새 정부의 출발과 함께 시작된 유통업계 규제 강화 움직임도 업계의 발을 묶었다. 현재 정부는 복합쇼핑몰과 아울렛 등에도 의무휴업을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 9월 국회에서는 대규모 유통시설의 입지가 제한되는 '상업보호구역'을 신설하는 내용 '복합쇼핑몰 패키지 규제법안'이 발의됐다.
유통업계는 오프라인 업계의 성장률 둔화가 계속되는 가운데 출점 규제까지 덮치며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 스타필드.롯데몰 등 복합쇼핑몰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려했던 대형 유통업체들은 기금.시설 등 주변 전통시장 상인들과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확장시키고 있다.
■케미포비아의 등장
소비자들이 가장 큰 충격을 받았던 '살충제 달걀'과 '유해성 생리대'의 연이은 논란은 화학물질 공포증이라 불리는 '케미포비아'를 등장시켰다.
피프로닐, 비펜트린 등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계란들은 모두 폐기처분됐고 생리대 역시 전 제품을 생산 중단하는 등 업계는 조치에 들어갔다. 식약처는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을 성인이 하루 126개까지 먹어도 위험하지 않다"며 생리대 역시 "하루에 7.5개씩 평생 사용해도 인체에 해롭지 않다"는 조사결과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후 '간염 소시지'와 '햄버거병' 파문까지 일면서 유통업계에서는 동물복지 달걀.유기농 면 생리대 등 천연성분을 강조한 생필품이 연일 품절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평창 롱패딩 열풍
상반기 내내 히트 아이템 부재로 어려움을 겪었던 패션업계는 롱패딩 열풍으로 간만에 활기를 찾았다.
특히 평창 올림픽 공식 후원사인 롯데백화점이 출시한 '평창 롱패딩'은 출시 약 한달만에 3만장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거위털을 사용했는데도 14만9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평창 올림픽 기념 물품이라는 희소성이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재고물량을 풀 때마다 구매자들의 밤샘 대기행렬이 이어지는 등 화제를 모았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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