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7년 한해가 저물어 간다. 중국에선 올해 5년만에 19차 전당대회를 개최하고 시진핑 주석을 필두로 하는 '신시대'를 선언했다. 시주석 권력이 한층 공고화됐고 중국은 2050년엔 세계 1위 국가가 되겠다는 장기 청사진을 밝히기도 했다.
경제종합지 경제참고보는 지난 27일 중국에서 화두가 된 올해 10대 경제뉴스를 소개했다. 슝안신구 개발안 확정, 자체 기술로 제작한 대형 민항기 'C919', 부동산시장 개선안 등 10대 사안이 포함됐다.
중국당국은 지난 4월 허베이성 지역에 '슝안신구'라는 국가단위 특구를 개발하겠다고 공식화 했다. 개발 지역엔 허베이 지역내 슝현, 롱성, 안신을 비롯해 주변 일부 지역이 포함됐다. 베이징, 텐진 등 수도권 주변에 위치함으로써 편리한 교통을 자랑하고 개발이 미뤄져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월 5일 중국은 최초로 자체기술로 개발한 대형 민항기 'C919'를 이륙시키는데 성공했다. '중국몽' 등 뒤에 꿈(이상) 붙이기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은 50년만에 '비행기몽'을 실현했다고 자화자찬 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체에 탑재하는 주요 부품들은 여전히 선진국 부품이라 반쪽짜리 성과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부동산시장 개선안이 마련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주택 임대차 시장을 양성하고 발전시킨다는 목표를 내놨다. 부동산 매매와 임대차 계약을 동시 시행하는 식으로 효율성을 제고하는 안이 검토됐다. 주택건설부를 비롯한 행정부처 9곳에서 공동으로 '인구가 순유입중인 중대형도시의 부동산 임대차 시장 발전 관련한 통지'를 발표한 바 있다. 지난 9월 베이징정부는 정식으로 관련 조례를 발표해 부동산 임대시장 발전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돈냄새를 귀신같이 맡는 중국인의 상인 본능이 첨단산업 부문에서 빛을 발한 한해였다. 중국정부는 지난 7월 '신1세대 인공지능(AI) 발전계획'을 발표해 2030년까지 AI 발전을 위한 지도사상, 전략목표, 중점사업 등을 밝혔다. 산업정보부도 12월 '신1세대 AI발전 추진을 위한 3년 시행계획(2018~20년)'을 내놨다.
중국 신용위기를 두고 세계 각계에서 위기론을 생산 중인데 중국내 금융당국 역시 금융 위기에 인식을 같이 했다. 올들어 시기적절한 긴축 운영으로 유동성 관리에 나섰고 디레버리징(부채감소) 기조가 자주 확인됐다. 세계 주요국이 금리 인상 움직임을 보이면서 중국도 내년 긴축 기조를 지속해 금융시스템 건전성을 제고하는데 만전을 취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감독회, 교육부, 인사부 등은 지난 6월 연합체를 결성하고 대학생들이 인터넷대출 사업에 진출하는 것을 잠정 중지하는데 합의했다. P2P 금융이 무분별하게 사회에 퍼지면서 금융 전반에 부작용을 야기했고 이 사태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당국의 후행적 제재가 가해진 것이다.
한편 중국 자본시장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기도 했다. 몇 년을 끌어왔던 중국 A주 주식시장의 MSCI 신흥시장(EM) 지수 편입이 이뤄졌다. 모건스탠리가 지난 6월 21일 발표로 "2018년 6월부터 중국 A주 일부 주요종목이 MSCI EM지수에 편입됨을 공식화 한 것이다.
중국은 채권시장 대문도 활짝 열기 시작했다. 중국인민은행과 홍콩금융관리국은 지난 7월 공동으로 '채권통' 시작을 발표했다. 중국본토와 홍콩 채권시장간의 거래를 활성화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 중장기적으로 해외투자자의 중국본토 채권시장 진입이 원활해 질 수 있는 점에서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으로 금융 '세계화'에 본격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는 상품과 서비스는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공유'하는 것이 대세가 될 전망이다. 특히 중국에선 발전개혁위원회가 7월 '공유경제 발전 추진을 위한 지도의견'을 내놓고 공유경제 활성화에 중국정부가 적극 지원할 것임을 공식화 한 바 있다.
중국발 공유자전거 '모바이크'는 주황색 아기자기한 디자인을 자랑하는 공유자전거 서비스를 통해 현재 전세계로 시장 진출을 가속화 중이다. 효율성을 강조하는 시대 트렌드를 봤을 때 공유경제라는 개념은 다양한 상품에 응용, 확산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중국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경제 생태계를 바꿀 것으로 시장에선 예상했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십여년 이상 두자릿수 경제성장을 달성했다. 공산당이 정책으로 방향을 설정하면 국유기업(공기업)이 제한된 품목, 값싼 노동력을 활용해서 대량생산하면서 박리다매 식의 발전 전략을 구사했다. 세계 어느 곳에 '메이드인 차이나' 아닌 물건이 없을 정도로 도처에 중국산 제품이 퍼져나갔다. 2008년 금융위기가 오기 전까지 '싼 가격 세계시장에 밀어내기' 전략은 먹혀 들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세상이 바뀌었다. 물건을 사줄 국가들이 경제난에 허덕이자 공급처인 중국은 과잉생산의 덫에 빠진 것이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과잉생산을 비롯해 공기업 비효율성을 개선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올해 역시도 '국유기업 구조개편을 위한 지도의견' 등을 발표함으로써 공기업 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수단을 마련했다. 지난 8월엔 중국 3대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산하 상장기업이 민영화 추진을 위한 공시를 밝힌 바 있다.
19차 전당대회가 지난 10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5년만에 열린 중국 최대 정치행사에 세계 각국이 이목을 집중했다. 이 자리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단계별 기간을 설정해 '신시대'로 나아가고 2050년엔 세계 초일류 국가로 거듭날 것임을 천명하기도 했다.
기자는 최근 중국을 방문했다. 산둥성 옌타이시라는 중소도시인데 예전 그 곳에서 거주할 때와는 전혀 다른 거리 광경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침과 오물로 더럽기 그지없던 인도가 한층 깨끗해졌고 무단횡단 하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다. 횡단보도를 지나가는 행인이 있어도 개의치 않고 지나가던 차량들이 이제는 행인이 지나간 후 다시 운행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아내에게 물어보니 "최근 들어 행인이 지나갈 때 자동차가 무단으로 지나가면 벌금을 매기는 등의 처벌이 따른다"는 것이다. 중국이 19차 당대회에서 '신시대'를 천명했는데 공중도덕을 지키는 것 역시 법체제 안으로 들어왔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상황에서 연례 '중앙경제공작회의'가 지난 18~20일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19차 당대회에서 나왔던 말들을 재탕하는 자리였다. 하지만 중국식 사회주의가 이제는 새로운 시대를 맞았고, 예전 고속성장이 아닌 질적인 부문을 강조하는 성장이 될 것이란 점은 눈여겨 볼 만 했다.
정리하면 중국은 올해 '슝안신구 개발안 확정, 자체기술 대형민항기 제작, 부동산 임대 개선안 발표, 인공지능 전략 발표, 금융시장 건전성 개선, 중국 A주 MSCI EM지수 편입, 공유경제 발전안 확립, 공기업 개혁안 추진, 19차 당대회 '신시대' 선언, 중고속 성장으로 전환' 등 10가지 화두가 경제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경제참고보는 소개했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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