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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남극에서 새해 맞는 유규철 '장보고 기지' 대장 "한해 임무 무사히 끝내고 돌아갈게요"

[fn이사람] 남극에서 새해 맞는 유규철 '장보고 기지' 대장 "한해 임무 무사히 끝내고 돌아갈게요"

지구상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한 곳인 남극. 새하얀 빙하에 둘러싸인 남극에서 맞는 새해는 느낌이 어떨까.

2018년 무술년 새해, 파이낸셜뉴스는 남극 장보고 기지 총괄책임자로 근무하고 있는 유규철 대장(사진)을 e메일을 통해 인터뷰했다.

우리나라는 남극에 과학기지 두 곳을 운영 중이다. 세종 과학기지는 1988년 건설됐고, 2014년 두번째 장보고 과학기지를 완공했다. 우리나라는 남극 내륙에 세운 첫 기지인 장보고 기지를 기반으로 남극 대륙으로 향하는 우리만의 '코리안 루트'를 개척, 남극 연구의 중심국가로 도약을 꾀하고 있다.

장보고 기지에서 새해를 맞는 유규철 대장의 감회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유 대장이 해외에서 맞는 새해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어색하다고 한다. 유 대장은 "저와 모든 대원들은 장보고 기지로 부임한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심기일전하는 날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대장의 또 다른 새해 소망은 대원들 모든 일년 동안 무사히 근무를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한국에서 응원해주는 가족들의 건강과 안녕이다.

유 대장은 "남극으로 출발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모든 대원들이 한마음으로 외친 구호는 '우리 이대로'였다"며 "모든 대원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장은 요즘 어느 날보다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유 대장은 "지금 남극은 일년 중 날씨가 가장 좋은 여름인데 하계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각 연구팀이 안전하게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장은 또 "거의 일상적으로 매일 아침 각 연구팀 연구 내용을 듣고 당일 수행해야 할 업무를 확인한다"며 "수시로 인천 송도에 있는 본부인 극지연구소에서 요청사안들이 들어오는데 바로 기지 업무에 반영될 수 있도록 지시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안전한 헬기 운영을 위해 매일 아침 일찍 기지 주변 기상을 점검하는 것도 유 대장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남극 내륙에 고립돼 있는 지리적 여건 탓에 기지에서 먼 외부활동은 모두 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유 대장은 "현재는 20일 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기지로 들어와서 저희 월동대를 위한 거의 일년치 식자재, 생활용품 및 자재들을 보급하고 떠났다"며 "모든 대원들이 자재들을 정리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남극의 여름은 밤이 없이 거의 낮만 지속돼 연구하기에는 최적의 날씨지만 단점도 있다. 숙면에 들기 힘든 기간이기도 하다.
제한된 생활공간 생활의 어려움 중 하나다. 하지만 유 대장은 "향후 이런 힘든 점들도 모두 보람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했다.

유 대장은 2018년 11월 초 임무를 마치고 귀국할 계획이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