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을 마지막으로 재건축 시장은 초과이익환수제의 영향권에 접어들었다. 초과이익환수제는 단순히 개발이익에 대한 환수 뿐만 아니라 정비사업 물량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서울지역의 공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재건축 추진속도가 늦어질 경우 2020년 이후 서울지역의 공급난을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4일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서울 정비사업이 전체 분양가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 수준이고 이중 재건축 일반분양이 차지하는 비중은 재개발 보다 조금 낮다"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활로 향후 서울지역 신규 아파트 공급은 재개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신규분양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정비사업 분양가구 중 재개발 일반분양은 7758가구, 재건축 일반분양은 7086가구다.
대림산업이 대림동 917-49번지 일원에서 625가구, GS건설이 서초동 무지개아파트에서 204가구, 삼성물산이 서초동 우성1차아파트 재건축으로 192가구 일반분양한다. 개포주공 8단지, 고덕주공 6단지, 강남구 상아2차 등도 올해 공급이 예정돼 있다.
문제는 초과이익환수제 시행으로 2020년 이후 재건축 일반분양의 공급절벽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초과이익 환수를 피하기 위해 지난해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한 사업장들 때문에 1~2년 정도는 재건축 일반분양이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재건축 부담금을 내야 하는 올해부터는 사업 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기존에 대출을 많이 받은 조합원의 경우 금융비용과 부담금을 더하면 자칫 남는 게 없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권일 팀장은 "재건축 이익이 조합원 마다 다른데 이젠 부담금까지 내야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속도전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면서 "층고제한 등 규제 역시 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재건축 정비사업을 통한 일반분양가구 감소는 서울지역 신규 주택 공급 가뭄으로 연결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업성이 높지 않을 경우 속도조절에 들어가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재건축 추진위설립 단계 등 초기사업장들이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입지에 강점이 있는 단지들은 그대로 진행하겠지만 사업성이 낮은 지역은 장기화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과이익환수를 피하기 위해 재건축 사업들이 작년까지 속도를 냈다"면서 "올해부터 정비사업이 지연 되면 향후 신규입주 물량이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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