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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은 느는데 수요도 경기도 최악...지방미분양 올해 6만가구 넘어서나

"속도의 문제일 뿐 미분양이 증가하는 것은 불보듯하다."
서울의 주간 아파트가격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대폭으로 오를 정도로 급등세를 연출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미분양에 대한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지방에서는 공급과잉, 수요부족, 경기침체가 겹치며 대규모 미분양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 미분양 해마다 수천가구씩 늘어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미분양은 5만6647가구로 2016년 12월 대비 243가구가 늘었다. 월별 기준으로 지난해 9월 5만4420가구, 10월 5만5707가구를 기록해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다.

서울을 비롯해 인기지역에서 수십대 1의 청약률이 나오고 미계약분 추첨에 수천명이 줄을 서는 상황에서도 미분양이 늘어하는 것은 지방의 불황 때문이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2015년 12월 3만637가구를 기점으로 2016년 12월 1만6689가구, 지난해 11월 1만194가구 등 미분양이 급격히 줄어 들었다. 반면 지방 미분양은 2015년 12월 3만875가구, 2016년 12월 3만9724가구, 2017년 11월 4만6453가구 등 해마다 수천가구씩 증가했다.

특히 경상남도의 미분양아파트가 2015년도 3411가구에서 지난해 11월 1만2122가구로 3배 넘게 급증했고 경상북도도 같은 기간 3802가구에서 7794가구로 늘었다. 단순 증가율로는 제주도의 미분양아파트가 지난 2015년 114가구에서 지난해 11월 1183로 늘어나며 937.7%나 급증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방의 경우 공급은 증가하는데 수요가 따라주지 못하고 지역경제도 생각보다 더 나쁘다"면서 "그나마 기댈 곳은 도시재생뉴딜과 지방선거인데 올해 SOC 예산이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효과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2011년 이후 미분양 추이
(단위:가구)
구 분 ‘11.12 ‘12.12 ‘13.12 ‘14.12 ‘15.12 ‘16.12 ‘17.11
69,807 74,835 61,091 40,379 61,512 56,413 56,647
수도권 27,881 32,547 33,192 19,814 30,637 16,689 10,194
지 방 41,926 42,288 27,899 20,565 30,875 39,724 46,453
(자료:국토교통부)

■전문가 "미분양 증가는 시간문제"
미분양아파트 추이는 2013년 6만1091가구, 2014년 4만379가구, 2015년 6만1512가구, 2016년 5만6413가구 등 들쭉날쭉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추세가 상승세로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재는 미분양이 5만가구대에서 변동을 하는데 이대로라면 6만대도 서서히 넘어설 것"이라며 "특히 올해 공급이 많기 때문에 지난해 보다는 확실히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부동산114는 올해 전국적으로 41만7000가구가 분양에 들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이중 미분양아파트가 급증한 경남과 경북에서 각각 1만7962가구와 1만2662가구가 공급되고, 1만가구 넘는 미분양이 쌓여있는 충남에서는 2만2068가구가 예정돼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미분양관리지역인 창원, 청주에서도 1만여가구가 공급된다. 전체 미분양이 2015년 이후 3년만에 6만가구를 넘을 수 있는 분위기다.

함영진 센터장은 "입주량 증가가 2019년 1·4분기까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라며 "공급이 잦아드는 분위기도 아니기 때문에 미분양은 속도의 차이일 뿐 늘어나는 것은 불보듯하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