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시도 한때는 '위험하고 역겨운 생선'이라는 혐오식품이란 인식이 컸어요. 그러나 창의적인 일본 요리사들의 피나는 노력 끝에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음식이 됐죠. 식용곤충도 산업체 및 연구자, 요리사들이 끊임없이 노력을 한다면 '퓨처푸드'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미애 농업연구사(사진)는 지난 1995년부터 20년 넘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 곤충식품 등 곤충의 기능성 소재와 관련된 연구개발을 맡고 있다. 이미 갈색거저리 유충(고소애), 장수풍뎅이(장수애) 등으로 만든 순대, 와플이 출시됐고 식용곤충으로 만든 선식류인 '레보밀', 공진단 등이 시판됐다. 현재 김 연구사는 식용곤충을 활용한 젓갈, 된장, 간장, 제과 제빵 등의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 식용곤충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고기와 비슷한 식감과 맛을 지닌 '곤충고기'도 연구개발 중이다.
김 연구사는 "곤충은 토지 및 사료 이용효율이 높고 세대 순환이 빨라 짧은 시간에 대량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에 경제적이라는 장점이 있다"면서 "영양적 면에서도 기존 주요 단백질원의 대안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단백질이 풍부하고 칼슘, 철 등의 무기질 함량이 높아 영양적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쯤 세계 인구가 약 90억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현재보다 두 배 이상의 식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미래 식량난을 해결할 대안으로 식용곤충을 지목한 바 있다.
단 우리나라에서 모든 곤충이 식용으로 인정받은 건 아니다. 식약처의 '식품원료 한시적 인정 기준'의 가이드라인에서 제시하는 조건들을 충족시키는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제출해야 식품 원료로 등록될 수 있다. 현재 누에번데기, 벼메뚜기, 백강잠, 갈색거저리 유충, 쌍별귀뚜라미, 장수풍뎅이 유충,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등 총 7종만 식품공전에 등록돼 있다. 앞으로 식용곤충 후보종으로 아메리카왕거저리, 풀무치, 수벌번데기 등 3종을 추가할 계획이다.
다만 식용곤충이 미래 식량자원으로 인정받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무엇보다 식용곤충에 대한 사회적 거부감은 가장 큰 장애물로 꼽힌다.
생산비 절감도 과제다. 1980년대 당시 미래식량으로 각광받던 크릴새우, 크로렐라, 스피루리나는 맛 개발이나 생산비 조절에 실패하면서 결국 사람들의 외면을 받았다.
김 연구사는 분말이나 육수 등 곤충의 형태가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메뉴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또 치매와 당뇨 예방 등 건강기능식품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제 곤충의 생리활성물질을 이용한 혈전, 혈행 개선에 효과가 있는 의약용 신소재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김 연구사는 "곤충을 미래에 밥상에 올리기 위해선 앞으로도 꾸준히 안전성, 효율적인 생산방식, 요리 방법 등 구체적인 활용 방법을 모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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