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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16년 문연 롯데콘서트홀 운영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대표

독특한 구조로 개관 때부터 화제.. 해외 유명 지휘자들도 잇따라 호평
"사람들이 편하게 찾는 공간 됐으면"

[인터뷰] 2016년 문연 롯데콘서트홀 운영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대표
사진=김범석 기자

"세계 여러 콘서트홀 무대에 섰지만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와 비교될 만큼 음향이 좋은 곳은 롯데콘서트홀이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늦가을 밤.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RCO) 내한공연을 마친 뒤 무대를 내려온 세계적 지휘자 다니엘레 가티는 한광규 롯데문화재단 대표(사진)와 악수하며 이렇게 말했다. 한 대표가 롯데콘서트홀을 운영하며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RCO의 상주무대인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는 빈 무지크페어라인, 보스턴 심포니홀과 함께 세계에서 음향이 가장 좋은 콘서트홀로 꼽힌다. 한 대표는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마에스트로에게 그런 평가를 받으니 참 자랑스럽고 보람 있었다. 롯데콘서트홀의 음향은 국내 최고라는 자신감이 있다"며 활짝 웃었다.

지난 2016년 8월 개관한 롯데콘서트홀은 만으로 1년5개월, 햇수로 벌써 개관 3년차가 됐다. 예술의전당 이후 28년 만에 서울에 문을 연 클래식 전용 공연장으로 국내 첫 빈야드(홀 중심에 연주무대가 있는) 스타일을 채택, 초대형 파이프오르간 등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중에서도 '환상적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롯데콘서트홀의 음향설비는 개관 이후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다니엘레 가티뿐만 아니라 2016년 내한공연을 위해 방문한 NHK 심포니오케스트라의 지휘자 데이비드 진먼도 "굉장하다"는 말을 건넬 정도. 그는 "세계적인 지휘자와 연주자들이 '음향이나 시설 면에서 세계 어디에 내놔도 보기 힘든 좋은 공연장'이라고 칭찬하더라. 당연히 기분이 좋죠. 음향 시설만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의 톱 클래스라고 생각한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대홍기획 출신으로 광고계에서 잔뼈가 굵은 한 대표는 2016년 취임 초기 스스로 '클래식은 잘 알지 못한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클래식 문외한'이었다. 그런 그가 클래식 애호가로 거듭난 것 또한 큰 변화다. "어렸을 때는 팝송을 참 좋아했다. 클래식 음악은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접할 기회도 적었다. 그런데 콘서트홀 운영을 맡으면서 클래식 음악만 듣다 보니 나도 모르게 클래식에 빠지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가장 보람된 일"이라며 웃었다.

성과를 말하기에는 아직 이를지 모르겠지만, '개관 3년차, 지금까지의 행보에 만족하나'라는 질문에 한 대표는 "그간 참 우여곡절이 많았잖아요. 저도 공연 쪽은 처음이고…. 걱정과 우려가 많았다. 그런 점을 생각하면 평가가 좋으니, 감사하고 즐거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만족을 말하기에는) 가야 할 길이 아직 멀죠"라고 했다.

그는 롯데콘서트홀을 '대중친화적인 고퀄리티 공연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최고시설이야 갖췄으니, 대중이 쉽게 찾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는 것. "우리나라는 아직 클래식 공연장의 심리적 문턱이 높다. 좋아하는 사람만 찾지 일반 대중은 잘 안온다. 롯데콘서트홀은 일단 대형쇼핑몰 안에 있으니 접근성이 뛰어나다. 공연 보러와서 쇼핑도 하고, 반대로 쇼핑하다가 공연도 보는, 좀 더 많은 이들이 찾는 곳이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낮 공연인 '엘 콘서트(L.Concert)' 공연 횟수를 늘린 것도 그런 맥락에서다. "여유가 있을 때 낮 공연을 보러왔으면 좋겠다.
연주자들과 교감하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이어 "롯데콘서트홀만의 차별성을 살리면서 '문화예술을 통해 많은 이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한다'는 가치를 실현하고 싶다. '어느 공연장보다 좋다'는 평가보다는 '다르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덧붙였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