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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 "코리아50, 한국의 다우지수 만들겠다"

2013년 선보인 코리아50.. 17년 기업역량의 결과물
1년에 두차례 리벨런싱.. 3년간 누적수익률 39%

[인터뷰]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 "코리아50, 한국의 다우지수 만들겠다"

"한국판 다우지수를 만들겠습니다."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는 한국판 다우지수 만들기에 일찌감치 공을 들여왔다. 에프앤가이드가 지난 2013년 선보인 '코리아50' 지수는 17년의 업력이 집약된 결과물이다.

각종 경제 및 기업정보를 제공하는 에프앤가이드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통해 만든 분류 체계에 따라 업종별 1~2개의 종목 50개를 선정해 지수를 만들었다. 성과는 안정적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이 지난 2014년 11월 코리아50 지수로 만든 'NH-Amundi코리아50 인덱스펀드'는 연간 10% 이상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한국판 다우지수가 탄생하기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재벌 중심의 경제구조 때문이었다.

단순하게 우량종목 수십 개를 고르다보면 필연적으로 재벌 계열사 위주의 포트폴리오가 만들어지기 일쑤였다. 이러한 한국 경제의 특수성을 고심한 김군호 에프앤가이드 대표는 업종별로 대표 기업 한두 개를 선정해 지수를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봤다. 코리아50 지수의 탄생 비결이다.

김 대표는 "시가총액만을 기준으로 하면 소수 재벌 기업에 의해 지수가 휘둘리게 된다"며 "이렇게 되면 재벌 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종합주가지수와 비교해 변별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에프앤가이드의 강점을 철저히 활용하기로 결심했다. 업종을 기계적으로 분류하지 않고, 경기민감도 등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소가 적용된 에프앤가이드 산업분류기준(FICS)을 통해 25개 업종을 나눴다. 이 중 업종 내 시가총액 1, 2위 종목을 담은 것이 코리아50 지수다. 단 3개월 일평균 거래대금이 30억원 이상이 되지 못하는 기업은 제외했다.

김 대표는 "종목이 업종별로 분산돼 있기 때문에 소수 재벌 계열사가 지수의 대다수를 차지하지 않는다"며 "삼성전자라 할지라도 편입비중은 2%에 그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1년에 두 번씩 리밸런싱을 함으로써 큰 쇼크나 하락장에 방어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코리아50 지수가 한국의 단기투자문화에 변화를 가져오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미국의 다우지수는 트렌드에 맞는 우량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포함이 되기 때문에 지수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사람들에게 다우지수를 벤치마크로 삼게 하니까 미국에선 주식에 있어서도 장기투자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었다"라고 역설했다.

김 대표는 한마디로 '믿을 수 있는 지수'를 통해 한국 자본시장이 커지길 염원했다.

그는 "저금리.고령화 시대에 자본시장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꾸준한 수익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코리아50 지수가 사람들의 노후자금 마련에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리아50 지수를 활용한 펀드의 성과도 준수한 편이다.
NH-Amundi코리아50 인덱스펀드의 설정일 이후 누적수익률은 지난 17일 기준 39.07%를 기록했다.

김 대표는 앞으로 코리아50 지수를 이용하는 상품 개발에 더 힘쓸 계획이다.

그는 "코리아50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만들 생각도 하고 있다"며 "코리아50 지수에 대한 사람들의 접근경로를 다양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