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군 이야기, 전쟁과 정치/발터 괴를리쯔/해드림출판사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전쟁과 함께였다. '전쟁사가 곧 세계사'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전쟁사는 세계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책은 발터 괴를리쯔의 책 '독일군 참모부'를 통해 역사 속에서 가장 끔찍했던 전쟁 1·2차 세계대전을 새롭게 바라본다. 1·2차 전쟁은 수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모든 전쟁국의 군수기관을 제외한 나머지 산업기관을 무력화해 한때나마 전 세계의 산업을 마비시킨 끔찍한 사건이다. 그러나 그렇게 처절한 가운데서도 더욱 평화로운 세상을 조금 더 빠르게 만날 수 있게 초석이 된 아이러니한 전쟁 또한 1차, 2차 세계대전이다. 아직도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이 전쟁은 어떻게 바라보고 해석해야 할까.
이 책의 역자 강달호씨는 대한항공 프랑크푸르트 여객지점장으로 주재하던 1998년 그 동네의 흔치 않던 노점상 가판대에서 우연히 이 책을 구하게 됐다고 한다. 서둘러 내용을 훑어보니 재미있었고 또한 매우 유익하다고 생각한 역자가 언젠가 은퇴하면 우리말로 한 번 옮겨 보리라 작정한 것이, 이번 출간으로 결실을 맺었다.
프랑스 대혁명 이전부터 꿈틀거리던 프러시아는 혁명 직후 등장한 나폴레옹의 위력에 고통 당하다, 나폴레옹의 몰락이 가져온 새로운 유럽 질서 속에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비스마르크의 대외 정치였던 프로이센·프랑스 전쟁과 여기서의 승리로 탄생한 독일 제2제국, 그러나 다시 다가오는 전쟁에 대한 불안과 준비, 이어지는 1차 세계대전과 패배, 바이마르 공화국, 히틀러의 제 3제국과 2차 세계대전, 그리고 제 3제국의 몰락이 이 책의 주요 배경이다.
이 모든 배경 각각은 해당 국가들과 그들의 지도자들에게 비상한 정치력을 요구한다. 그런데 그 모든 정치행위에서 가장 유력한 수단이 바로 전쟁이었다. 프러시아 및 이후의 독일에서 그러한 전쟁을 실제로 기획하고 수행한 기관이 참모부다.
이 책은 이러한 역사적 사실들을 독일군 '참모부'의 눈으로 바라보며, 전쟁을 어떻게 기획하고 수행했는지를 알려준다.
더 흥미로운 것은 전쟁을 다룬 매체가 으레 그렇듯 전쟁의 잔혹성, 양상 과정 그리고 그 이후의 피해와 복구 과정 등에 집중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생겨난 이른바 '독일적 소양'에 대해 소개한다는 점이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건강한 사회는 무엇인가', '단체를 이끄는 리더는 어떠해야 하는가?' 등 독일인의 철학이 어떻게 탄생했는가를 짚어보며 우리 사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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