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거래 전문 앱 개발.. 작년 거래액 1000억 돌파
매매가.예상이자 등 공개.. 젊은층에 진입장벽 낮춰
"강의 수강생 10명중 4명은 30대다. 빌딩거래 시장이 투명해질수록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건물주가 될 기회는 늘어날 것이다."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높아지는 가운데 건물을 통한 임대수익은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람이 꿈꾼다. 그동안 빌딩거래는 정보접근 자체가 어려워 문턱이 높았다. 정보공유가 거의 이뤄지지 않던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몰고온 젊은 대표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빌딩의 평당가격, 매매가격, 부채비율은 물론 월간 예상 이자비용까지 공개했다. 이 앱을 통해 지난해 거래된 금액은 1000억원을 돌파했다.
24일 파이낸셜뉴스와 만난 빌사남 김윤수 대표(사진)는 "올 들어서도 앱을 통해 벌써 100억원 이상 거래가 성사됐다"면서 "월급쟁이 회사원 같은 젊은층이 빌딩거래에 관심을 많이 가지면서 앞으로 앱을 통한 거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연말에 거래가 대폭 늘었다며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빌딩으로 투자가 몰린 것 같다. 12월은 비수기인데도 전과 달리 많은 건수 계약을 성사시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빌딩거래 시장은 아는 사람들끼리 매물을 갖고 있다가 사고 파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가격 정보조차 제공되지 않았다"면서 "모두에게 정보가 공개되면 거래가 활성화되고, 특히 새로 진입하는 수요자들에게 열린 시장이 된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3월부터 임대수익이자상환비율(RTI)이 적용되면 빌딩시장도 양극화될 수 있다"면서 "RTI는 새로 빌딩투자를 시작하려는 수요자들에게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 결국 원래 가진 사람이 더 갖게 되는 셈"이라고 우려했다.
이제 갓 1년된 빌딩거래전문 부동산 중개법인 빌사남은 김 대표 혼자 자취방에서 창업해 현재 직원 15명 규모로 고속 성장했다. 빌사남은 '빌딩과 사랑에 빠진 남자'라는 의미다. 고교 졸업후 바로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고, 대학대신 군입대를 선택한 그는 제대와 동시에 업계에 발을 디뎠다. 살고 있던 집이 KTX역 부지가 되면서 집주인은 큰 보상을 받는데, 세입자였던 가족은 몇십만원만 받고 쫓겨나게 되면서 부동산 공부를 제대로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유료로 운영됨에도 매번 조기마감되는 '꼬마빌딩 스터디'도 그의 비즈니스 모델중 하나다. 그는 "처음엔 자금이 부족해서 강의를 시작했는데 반응이 좋아 8기까지 하고, 지방에 초청강연도 간다"면서 "수강생 중 10~20%는 다시 빌딩을 구매하는 고객이 되기 때문에 비즈니스 모델로도 훌륭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폰앱과 강연은 모두 고객을 통해 얻은 아이디어다. 김 대표는 "빌딩중개로 얻는 수익보다 더 큰 것은 성공한 사람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라면서 "고객으로 만나 멘토가 된 분들의 성공 노하우를 빨리 배운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시장에서 어린 나이는 단점이었지만 이를 장점으로 극복한 것.
일을 하면서 자연스레 유망 분야를 파악한다는 그는 "지난해엔 게임업계 종사자와 앱개발자가 고객으로 많이 유입됐다"면서 "조만간엔 비트코인으로 돈을 번 사람도 만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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