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할리우드에서 중국이 미국에 맞서다가 마침내 전쟁까지 터지는 영화를 만든다면 그 중심 인물로 시진핑과 도널드 트럼프보다 더 적절한 두 주인공은 찾기 힘들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각자 자기 나라가 위대해지기를 바라는 깊은 열망의 화신이라고 할 수 있는 인물들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힘겨루기가 날로 강해지고 있다.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부동의 패권세력 미국의 정면충돌은 어쩌면 피할 수 없는 숙명인지도 모른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패권국과 신흥 강국이 부딪칠 경우, 전쟁으로 이어질 확률은 80%를 넘어선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하버드 케네디스쿨 학장, 벨퍼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저자는 미국의 대표적인 국가 안보 및 국방 정책 분석가다. 특히 핵 확산과 테러리즘에 대한 정책 입안의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저자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이라는 이론을 들어 미국과 중국의 전쟁 가능성을 제시한다. 역사가 투키디데스는 고대 그리스를 폐허로 만들었던 펠로폰네소스 전쟁이 신흥국 아테네의 부상에 대한 패권국 스파르타의 두려움 때문에 일어났다고 봤다.
지난 500년 동안 이런 상황은 16번 발생했는데, 그중 12번이 결국 전쟁으로 귀결됐다. 그렇다면 미중 전쟁이 그 13번째 사례가 될 것인가. 저자는 이것에 집중한다.
현재 중국은 세계 경제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이자 역사상 가장 큰 나라다. 중국의 성장은 무서울 정도인데, 지난 2년간 중국의 GDP 증가량은 인도 전체의 경제 규모보다 크고 2015년 중국의 경제는 16주 만에 그리스를 만들어낼 수준이다.
결국 부상하는 신흥 대국과 기존 패권세력 미국, 양측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는 중국이 꿈꾸는 차이나드림의 실체와 이를 위한 전략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제언한다. 시진핑이 꿈꾸는 중국의 미래는 아시아의 1인자, 결국 세계 최강국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주변 지역의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미국이 이 점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미국과 중국 간의 긴장과 불신, 딜레마를 꿰뚫어보는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은 도움이 될 만하다.
클라우스 슈밥, 헨리 키신저, 니얼 퍼거슨 등 전 세계 전문가들도 "세계대전을 막을 수 있는 책이 있다면 이 책이 바로 그런 책"이라며 극찬을 한 바 있다. 그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조언은 사실 간단하다. 현명한 지도자를 선출할 것. 명확하지만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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