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300년 왕국의 야망
스기모토 다카시/서울문화사
"지금부터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주인공은 손정의다. 그는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독특한 경영자다. 그러나 그도 인간인 이상 혼자 힘으로 그 자리에 오르지 않았다. '손정의 이야기'는 손정의라는 주인공을 둘러싸고, 그를 돕는 많은 강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거대한 군상극이다."
소프트뱅크를 일궈낸 손정의는 기업사에서 독특한 위치를 점한다. 그렇기에 인간 손정의의 도전과 야망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 같이 흥미진진하다. 배신과 협력이 오가는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모험담은 두꺼운 분량에도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이 책은 손정의가 사사키의 백수 기념파티를 찾아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샤프의 전 상무였던 사사키는 그가 사업가의 길에 들어서도록 종자돈을 마련해준 평생의 은인이다. 사사키는 왜 아무것도 없던 청년 손정의에게 선뜻 투자했을까. 비범한 사람이나 그러한 비범한 눈빛을 알아봐주는 이가 있었기에 새로운 역사가 탄생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가 지금의 소프트뱅크를 키워올 수 있었던 것부터 계속해서 꿈을 키워갈 수 있었던 것은 그를 둘러싸고 있는 협력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손정의라는 타이틀이 붙었음에도 이 책이 그와 그의 동지들이 함께 한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담은 것도 이 때문이다.
소프트뱅크의 암 홀딩스 인수 사례를 보자.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암 홀딩스를 33조원이라는 거액으로 인수했다는 소식은 전 세계 기업들에 상당한 충격이었다. 암 홀딩스는 반도체 칩 설계회사로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컴퓨터 산업의 플랫폼이긴 하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회사다. 이 책에서는 손정의와 그의 동지들이 암을 인수하기 위한 과정이 무척 흥미롭게 묘사된다. 암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지난 오랜 시간 동안 사물인터넷(loT)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달려왔다.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필요했고, 그 과정에서 손정의와 그의 동지들은 수없이 많은 협력과 분열을 오가며 지금의 탄탄한 소프트뱅크가 될 수 있었다.
이 책은 무엇보다 손정의가 얼마나 인공지능, 로봇, 사물인터넷으로 하나 되는 지구촌 건설을 꿈꾸는지, 유수한 세계적인 차량공유업체에 막대한 투자와 기회를 통해 그가 얼마나 미래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지를 자세히 설명한다. 암을 인수한 소프트뱅크는 통신에 치중한 과거 사업 모델을 버리고 종합 인터넷 기업이 되겠다는 야망을 '300년 왕국'이라는 비전에 담아냈다. 손정의에게 '300년 왕국'이란 허풍이 아니라, 300년 정도는 내다볼 수 있어야 오래도록 번영하는 사업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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