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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싱 경제? "돌싱女가 더 빠듯"


#1. “제가 계속 금융계통에 종사했기 때문에 재테크는 잘 한 편입니다. 금융상품도 여러 가지 보유하고 있고 상가 임대수입도 월 600만원 정도 나와서 노후준비는 충분하고도 남습니다.” 증권회사에서 퇴임한 돌싱남 김모씨(64)가 재혼전문회사에서 재혼상담 중 본인의 경제력에 대해 설명했다.
#2. “저는 결혼생활도 별로 못하고 헤어져서 재산분배도 못 받았을 뿐 아니라 자녀 둘을 맡아서 키워왔기 때문에 늘 빠듯하게 생활해 왔습니다. 결혼정보회사 등록 회비도 없으니 나중에 성혼되면 상대남성에게 청구하는 조건으로 소개받으면 안 될까요?”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한 처지에 있는 돌싱녀 이모씨(53)가 결혼정보회사에서 어려운 사정을 털어놨다.

결혼에 실패하고 재혼을 준비하는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들 중 남성은 10명 중 8명 가까이가 ‘경제적으로 넉넉한 편’이나, 여성은 3명 중 한명 꼴이 ‘경제적으로 빠듯하게’ 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재혼전문 결혼정보회사 온리-유가 결혼정보업체 비에나래와 공동으로 전국의 재혼 희망 돌싱남녀 312명을 대상으로 ‘재혼대상 돌싱들의 경제력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5일 발표했다.

우선 ‘돌싱남녀 전체의 경제력 현황’ 조사결과를 보면 56.7%가 ‘양호’에 속했고, 18.9%는 ‘보통’(현재 생활하는 데는 경제적으로 크게 어려움이 없음) 수준이며, ‘탁월’(동산이나 부동산 등이 많아 경제적으로 매우 넉넉함)이 16.0%, 그리고 ‘열악’(생활을 영위하는데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음)이 8.4%로 나타났다.

성별로 구분하여 보면 남녀간에 많은 차이를 보였다. 남녀 모두 ‘양호’(남 57.7%, 여 55.7%)에 해당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으나, 2위 이하는 남녀간에 순위가 크게 엇갈렸다.

남성의 경우 ‘탁월’(20.5%) - ‘보통’(18.0%) - ‘열악’(3.8%) 등의 순이나, 여성은 ‘보통’(20.0%)이 두 번째로 높고, ‘열악’(12.8%) - ‘탁월’(11.5%) 등의 순을 보였다.

탁월과 양호에 속하는 ‘경제적으로 비교적 넉넉한’ 계층은 남성의 경우 78.2%이나 여성은 67.2%로서 남성이 11.0%포인트 높았으나,
반대로 보통과 열악에 속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돌싱들은 남성의 경우 21.8%이고 여성은 32.8%로서 여성이 11.0% 높았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맞벌이가 보편화되어 가고, 이혼할 때 재산분배와 함께 위자료도 지급되므로 돌싱남녀 모두 이혼 후 경제적으로 아주 어려운 처지에 빠지는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며 “그러나 가정의 경제적 주체는 여전히 남성이기 때문에 이혼 후에도 남성이 경제적으로 우위에 있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이혼 전에는 경제적으로 큰 문제가 없다가 이혼을 하고나서 경제적으로 열악하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라며 “이혼의 귀책사유가 본인에게 있거나, 가정경제의 파탄으로 이혼할 경우, 자녀 양육책임을 질 때 등의 경우 이혼을 하고나서 경제적 여건이 악화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