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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볼만 한 전시

평소 전시 감상을 계획하고도 실천하지 못했다면 이번 설 연휴를 이용해보면 어떨까.

서울과 동계올림픽 열기로 뜨거운 평창에서 진행 중인 알찬 전시를 소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진행 중인 '신여성 서울에 도착하다' 전은 근대 신여성을 시각문화의 맥락에서 살펴보는 자리다. 회화뿐 아니라 조각, 사진, 자수, 삽화, 영화, 대중가요, 의상 등 다양한 시청각 매체를 통해 신여성은 누구였으며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준다. 국내 미공개작이었던 박래현 '예술해부괘도(1) 전신골격'(1940), 45년 만에 공개된 정찬영 '공작'(1937) 등 좀처럼 보지 못했던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도 크다. 덕수궁관은 연휴 내내 문을 열며 관람료도 무료다.

지난해 타계한 정강자를 돌출적인 행위예술가가 아닌, 여러 장벽을 뛰어넘어 예술혼을 불살랐던 작가로 조명하는 회고전 '마지막 여행은 달에 가고 싶다'도 함께 감상하면 좋을 전시다. 삼청동 아라리오서울에서는 남성중심 사회를 향한 저항을 담은 '억누르다' 재현작을 비롯해 시대별 주요작을 통해 압축적인 감상이 가능하다. 15~16일은 쉬고 17, 18일은 문을 연다. 관람료는 무료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맞아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열리는 '강원국제비엔날레 2018'도 가볼만 하다. '악의 사전'이라는 주제는 자칫 올림픽이라는 잔치와 어울리지 않는 듯하지만, 난민, 전쟁, 불평등, 기아 등 고통스럽고 혼란스러운 현실을 직시한 작품들이 주는 강렬함과 울림이 있다. 전시감상은 무료다.


평창올림픽 현장을 찾는 이들에게도 우리 근현대 미술 대표작을 감상할 기회가 열려 있다. 평창올림픽플라자 문화 ICT관 내 미디어아트관과 근현대미술관에는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대여한 27점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추상화 대표작가 김환기 '무제 14-XI-69#137'(1969)부터 향토적인 힘을 가진 이중섭의 1950년대 작품 '애들과 물고기와 게', 소나무 사진으로 유명한 배병우 'snm1a-092v'(2007), 도자기 파편을 붙이는 이수경 '번역된 도자기'(2007) 등을 무료로 감상 할 수 있다.

kwonej@fnnews.com 권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