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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즈상품시장, 고가 해외 명품만 잘 팔려

롯데百, 아르마니.구찌 등 명품 아동복 브랜드 5% 성장
명당자리에 '키즈명품존' 마련.. 국내 아동복 브랜드 '고전'
프리미에쥬르.짐보리 등 누적 적자에 백화점서 철수

키즈상품시장, 고가 해외 명품만 잘 팔려
에이포켓의 산물인 골드키즈족이 탄생하면서 키즈상품시장도 부익부빈익빈이 가속화되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7층의 아동복 매장내 명품존.

결혼과 출산감소로 아이 하나를 위해 부모, 조부모, 이모, 삼촌까지 지갑을 연다는 이른바 '에잇포켓' 소비풍조로 아동복 패션 등 키즈상품 시장도 100만원을 넘나드는 고가의 해외 명품은 소비가 크게 늘고 국내 주요 브랜드는 매출이 쪼그라드는 양극화가 날로 심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에잇포켓에 부모의 지인들까지 더해 '텐포켓'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나며 '골드키즈족'까지 탄생했을 정도다.

■백화점 키즈상품도 명품이 대세

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백화점을 대표하는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버버리, 구찌, 몽클레르, 아르마니 등 명품 아동복 브랜드들이 5% 이상 성장했다. 특히 구찌키즈는 10% 이상 매출이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명품 키즈 브랜드의 매출 성장세가 두드러지자 지난해부터는 아예 키즈명품존을 운영 중이다. 백화점에서 사이드 벽면에 위치한 이른바 '명당자리'에 몽클레르, 구찌, 펜디, 겐조, 랄프로렌, 버버리가 늘어서 명품존을 이루고 있다. 몽클레르의 패딩, 버버리의 코트 등 주요 제품 가격은 100만원을 호가한다.

롯데백화점 김혜림 유아동 치프바이어는 "부모가 왕자나 공주처럼 귀하게 키우는 '골드키즈'가 늘어나면서 부모는 가성비 좋은 의류브랜드를 선호하면서도 자녀에게 만큼은 최고급 명품을 입히며 프리미엄 아동군은 해마다 매출이 늘고 있다"며 "이제는 에잇포켓을 넘어 텐포켓이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자녀에 대한 소비자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중소브랜드 매출 급감...철수 속출

이에 비해 주요 국내 아동복 브랜드들은 두자릿로 매출이 추락하고 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백화점 1위 아동복 브랜드였던 A브랜드는 지난해 매출이 12% 급감했다.

공주풍으로 유명했던 B브랜드 역시 매출이 14%나 꺾였다. 국내 아동복 브랜드들은 성장률이 급격히 꺾이면서 지난해부터 브랜드를 접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해피랜드가 전개하던 백화점 브랜드 '프리미에쥬르'가 중단됐으며 롯데GF의 '짐보리'도 브랜드를 접었다. 제로투세븐이 백화점에서 전개하던 '섀르반'도 5년만에 철수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아동복 '톰키드'는 올해부터 브랜드를 접기로 했다. 톰키드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던 유일한 아동복 브랜드였으나 지난 6년간 누적 적자가 62억원에 달하면서 브랜드를 중단하게 됐다.

계속되는 부진에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백화점에서 철수 후 온라인 브랜드로 다시 선보인 경우도 있다.
고급브랜드의 상징이던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키즈는 2016년 빈폴맨즈와 통합 후 지난해부터는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만 운영 중이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아동복 브랜드 펠릭스키즈.코코리따.포인포 3개를 통합해 온라인 편집숍 브랜드 '루키루'를 선보였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톰키드의 경우 신세계의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전개하던 브랜드로 상대적으로 유통채널 확보가 쉬웠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톰키드가 6년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브랜드가 중단됐다는 사실은 국내 아동복 브랜드 시장여건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