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무원인 L씨(33)는 한 결혼정보회사에서 배우자의 적정 연령을 언급했다. L씨는 “신붓감으로 가장 중시하는 사항은 안정적인 직장에 심성이 좋은 여성"이라며 "외모가 좋으면 금상첨화이지만 보통 이상이면 되고 나이는 3~4세 연하가 좋지만 다른 사항이 만족스러우면 한두 살 많아도 상관없습니다”라고 전했다.
#2. 교사인 S씨(32·여)은 결혼 상담을 하면서 신랑감의 나이를 유난히 강조했다. “저는 배우자감을 고를 때 능력이나 이미지도 중요하지만 나이를 많이 고려합니다. 3세 연상에서 3세 연하까지의 연령대로 맞춰주세요!”
최근에는 결혼정보회사에서 배우자감을 소개할 때 남녀 쌍방의 나이 조건을 맞추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한다. 남성의 경우 연상의 여성을 신붓감으로 받아들이기는 하나 그 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딘 반면 여성은 연하남성에 대한 선호도가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혼들은 배우자감으로 연상의 여성과 연하의 남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여성의 경우 3명 중 한명 정도가 배우자감으로 연하남을 선호하나 남성은 10명 중 2명 정도만 연상녀를 수용하여 연상여-연하남 커플에 대해서는 여성이 더 적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가 결혼정보업체 온리-유와 공동으로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 남녀 474명을 대상으로 ‘연상女(남), 연하男(여)은 결혼상대로서 어떻습니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은 응답자의 22.4%, 여성은 32.9%가 ‘매우 좋다’(남 5.1%, 여 7.6%)와 ‘나쁘지 않다’(남 17.3%, 여 25.3%)와 같이 긍정적으로 답한 것.
한편 ‘별로 내키지 않는다’(남 43.0%, 여 38.4%)거나 ‘절대 안 된다’(남 34.6%, 여 28.7%)와 같이 부정적으로 답한 비중은 남성 77.6%, 여성 67.1%였다.
긍정적인 답변에서 여성이 10.5%포인트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한편 통계청의 ‘2016년 혼인 및 이혼 통계’를 보면 여자 연상 커플이 전체 혼인 건수의 11.4%였는데 앞으로 여자연상 커플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비에나래 관계자는 예상했다.
‘결혼상대와의 이상적 나이차’를 묻는 질문에서는 남성의 경우 ‘3~4세’(32.9%)와 ‘4~5세’(28.3%)를, 여성은 ‘2~3세’(32.9%)와 ‘3~4세’(27.0%)를 각각 1, 2위로 꼽았다.
응답내용을 종합해 보면 결혼상대와의 적합한 나이 차이로 남성은 평균 3.7세, 여성은 2.8세를 희망하고 있다.
손동규 비에나래 대표는 “남성의 경우 아직 과거 가부장적 사고가 남아 있어서 배우자감을 고를 때 신체적, 생물학적 측면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라며 “여성은 양성평등 관념이 강해서 부부간의 나이 차이를 일종의 ‘차별’로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부부간에 나이차가 커서 좋은 점’에 대해서는 남녀간에 이견이 컸다. 남성은 34.3%가 선택한 ‘출산에 유리’가, 여성은 43.0%가 지지한 ‘의지할 수 있어서’가 각각 첫손에 꼽혔다.
그 다음으로는 남성의 경우 ‘신선감이 있어서’(31.0%), 여성은 ‘안정감이 있어서’(34.5%)가 뒤따랐다.
세 번째로는 남녀 모두 ‘언쟁이 줄어들어서’(남 23.9%, 여 14.1%)를 골랐다.
‘부부간에 나이차가 적어서 좋은 점’으로는 남성의 경우 ‘가정경제 부담이 줄어든다’(37.4%) - ‘격의 없이 지낼 수 있다’(32.1%) - ‘세대차가 없다’(16.8%) 등의 순이고, 여성은 ‘격의 없이 지낼 수 있다’(40.8%)고 답한 비중이 가장 높고, ‘노티 나지 않는다’(33.2%) - ‘장기간 경제활동 가능’(15.7%) 등의 순을 보였다.
이경 온리-유 총괄실장은 “여성들이 부부간에 나이차를 줄이려고 하는 근저에는 정신적, 의식적인 평등을 희망하는 것이다”라며 “현재 사회 각 분야로 확산되는 미투 운동(# Me Too)도 이러한 남녀간의 벽과 차별을 허물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