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부산지역 집값이 추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부산 해운대구 등 7곳이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작년 10월부터 분양 청약미달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에만 3만8671가구의 신규분양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13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연말까지 부산광역시에서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총 3만8671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2만2790가구 대비 69.68% 많은 규모로 지난 2002년 4만630가구가 공급된 이래 16년 만에 가장 많다.
■부산, 미분양 행진…1월 미분양만 2291가구
올해 부산 신규분양 물량 급증한 것은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많기 때문이다. 실제 재건축·재개발 물량이 2만6426가구로 전체의 절반 이상이다. 문제는 이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느냐다. 이 물음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가로젓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부산지역 부동산가격은 이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며 "올해 3만8671가구의 신규 분양물량이 쏟아지면 과잉공급으로 인해 부산지역 전체 집값이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청약 미달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26일 1순위 청약을 마감한 부산 기장군 '일광 비스타동원 1차'가 692가구 모집에 650명이 신청해 미달됐다. 6·19 대책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가 제한된 것이 주원인이었다.
청약 미달은 올해에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부산에서 첫 분양한 해운대구의 '센텀 천일 스카이원'도 청약 미달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1월 10일 1순위 청약 결과 6개(69㎡A·B, 73㎡, 79㎡A·B, 81㎡) 주택형 중 3개(69㎡A, 73㎡, 81㎡) 주택형이 미달됐다.
실제 올해 1월 부산지역 미분양 주택은 2291가구에 달한다. 1년 전 1102가구와 비교해 두 배(107.89%) 이상 늘었다. 부산에서 미분양 물량이 2000가구를 넘어선 것은 2014년 12월 이후 3년 2개월여 만이다. 향후 신규 분양물량의 미분양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올해 3만8761가구 신규분양…예고된 청약미달?
특히 분양을 앞둔 신규 분양물량 대다수가 소유권 이전 등기 시까지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는 기장군과 부산진구, 해운대·남·연제·동래·수영구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속한다. 이 탓에 입지나 브랜드, 분양가 등의 매력도 반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해운대구에선 4월 대우건설 우동 '해운대 센트럴 푸르지오(548가구)'가, 동래구에선 5월 삼성물산과 현대산업개발이 '동래 래미안 아이파크(3853(일반 2458))'와 8월 SK건설이 '부산 동래 SK뷰(999(125)'를, 10월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명륜2차(874)'를 분양한다. 연제구에선 6월 현대건설이 '부산 연제3구역 힐스테이트(1663(1025))'를, 부산진구에선 11월 롯데건설이 '가야3구역 롯데캐슬(812(553))'을 분양할 예정이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부산 7개 지역이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되면서 부산지역 부동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올해 신규 분양물량이 3만8671가구 쏟아지면서 부산지역 전체 집값을 끌어내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역시 올해 들어 부산의 주택 가격의 하향 조정 현상을 뚜렷이 보여주고 있다. 부산 주간 매매가격지수는 지난해 12월 11일을 기준(100)으로 1월 8일(99.70), 1월 29일(99.60), 2월 5일(99.50), 2월 26일(99.40), 3월 5일(99.30) 등 지속적으로 하락세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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