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9 출시 이후 이동통신사들의 꼼수 영업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고 있다.
과거처럼 불법 지원금을 통한 가입자 쟁탈전 양상은 아니다. 자체적으로 몸을 사리는듯 보이지만 곳곳에서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행태는 "이제 그만 좀 하자"라는 탄식을 부른다. 갤럭시S9 출시 전 관심을 모은 자급제 단말은 전체적인 판매 부진에도 삼성전자에 한줄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이통사 대리점에서 판매하는 이통사향 단말만 출시하면서 이통사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삼성전자가 새로운 유통경로를 뚫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시도로 평가된다.
하지만 일부 이통사는 갤럭시S9의 이통사향 단말 판매가 저조하자 자급제 단말 개통시 단말 자체에 문제가 있는듯한 늬앙스로 안내문자를 발송하면서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실제로 갤럭시S9 자급제 단말을 구입해 A이통사의 유심을 장착하면 ①A이통사에서 유통하지 않은 자급제 단말로 변경됐습니다 ②단말기 자급제도 안내 및 주의사항(설정방법 등)을 반드시 확인하세요 ③자급제 단말은 A이통사의 정식품질 검사를 거치지 않았습니다 ④부가서비스는 유지되므로 사용이 불가할 경우 개별 변경, 해지바랍니다 등의 안내문자가 들어온다.
소비자 입장에서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은 ①, ③ 안내문자다.
①은 마치 자신들이 유통하지 않은 자급제 단말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여기게 만든다. ③까지 읽게되면 정식품질 검사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자급제 단말은 이미 이통사와 망연동 테스트를 거쳐 품질에 전혀 문제가 없다. 이에따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해당 이통사에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자급제 단말 출시에 정부, 제조사와 함께 뜻을 모았던 이통사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지적이다.
갤럭시S9의 저렴한 리베이트(가입자 유치 수수료)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최근 이통시장에 형성된 갤럭시S9의 리베이트는 25만원선으로 파악된다. 반면 다른 기종들은 여전히 30만원 이상 책정돼 있다. 통상 프리미엄 스마트폰은 출시 초반 인기에 힘입어 굳이 높은 리베이트를 주지 않아도 판매가 잘된다. 갤럭시S9은 상황이 다르다. 전작에 비해 70% 수준에 그치는 판매량을 감안하면 리베이트가 지금보다는 높게 나와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그럼에도 25만원선인 리베이트는 요지부동이다.
이통사 영업쪽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갤럭시S8과 같은 불법 보조금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갤럭시S9 리베이트를 25만원선에 맞추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방통위에서 확인한 답변은 "그런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25% 요금할인율 상향, 보편요금제 등 이통사 입장에선 당분간 비용을 줄여야 하는 상황은 이해가 된다. 그래도 이같은 눈속임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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