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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회장 선임절차 개편...불명예 퇴진 고리 끊을까

KT가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 선임 절차를 체계적으로 개편했다. 이를 통해 향후 KT가 외부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전문적인 식견을 가진 인사를 회장으로 선임하는 선순환이 마련될 지 관심을 모은다.

KT, 회장 선임절차 개편...불명예 퇴진 고리 끊을까
KT가 23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황창규 KT 회장이 정기 주주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KT는 23일 서울 우면동 KT연구센터에서 제36기 정기주총을 개최했다. △제36기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 △감사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5개 안건이 상정됐으며 모두 원안대로 의결됐다.

정관 일부 변경에 따라 기업 지배구조가 개편됐다. 이를 통해 회장과 사외이사 선임 절차가 보다 심도 있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CEO추천위원회에 집중돼 있던 권한을 지배구조위원회, 회장후보심사위원회(CEO추천위원회에서 명칭 변경), 이사회로 분산해 '회장후보 심사대상자 선정→심사→회장후보 확정'의 절차를 거치도록 했다. 아울러 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회장후보군을 조사하고 구성하도록 했으며 사외이사에 대한 자격요건을 명시했다. 이를 통해 정치권의 외풍을 줄이겠다는 의도다.

KT는 민영화 된 이후 황창규 회장 전임 회장들이 모두 비리 등의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은 뒤 불명예스럽게 퇴진했다. 정권과 코드가 맞는 인사를 회장 자리에 앉히려는 외부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KT, 회장 선임절차 개편...불명예 퇴진 고리 끊을까
KT가 23일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 2층 강당에서 제36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KT 새노조가 황창규 회장의 퇴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날 주총에서는 2명의 사내이사와 3명의 사외이사가 선임됐다. 사내이사는 KT 경영기획부문장 구현모 사장이 재선임됐으며 KT 네트워크부문장 오성목 사장이 신규 선임됐다. 사외이사는 장석권 이사가 재선임됐고 김대유, 이강철 이사가 새롭게 합류했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년과 동일한 65억원으로 확정됐다. 배당금은 전년 대비 200원 증가한 주당 1000원으로 확정됐다.

또한 정관 일부 변경에 따라 3개 목적사업이 추가됐다. KT가 집중 육성하는 5대 플랫폼 중 하나인 스마트에너지 사업 활성화를 위해 전기안전관리 대행업과 종합건설업을 목적사업에 추가했으며 미디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문디자인업도 포함시켰다.

황 회장은 "KT는 평창에서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시범서비스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데 이어 내년 3월 5G 서비스 상용화를 완벽하게 이뤄내겠다"며 "5G뿐 아니라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빅데이터 등 혁신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글로벌 플랫폼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총은 시작하기 1시간 전인 오전 8시가 되자 KT 새노조원들이 위임장을 지참하지 않은 채 주총장 입장 시도를 했다. 그러면서 현장 직원들과 실랑이가 벌어졌다. KT 새노조원들은 현수막을 내걸고 황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