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도 모르고 … 소득도 안보고…
기관별 추천기준 제각각..소득 관련 서류상 점검만
서울 강남권 아파트 기관추천 특별공급에서 만 19세 당첨자가 연이어 나오며 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크다. 수억원에 이르는 분양대금 조달과 별개로 당첨이 어떻게 가능했느냐에 하는 것이다. 철저한 가점제로 진행되는 일반분양이나 소득기준에 발목을 잡힌 신혼부부 특별공급에서는 꿈도 꿀 수 없기 때문이다.
■서울은 포기해도 재신청, 경기는 제한
27일 건설사 등에 따르면 기관추천 특별공급 신청자는 분양가가 확정되기 전에 신청을 한다.
만 19세 당첨자가 나온 '과천위버필드'의 경우 입주자모집공고는 지난 16일이었지만 장애인 특별공급의 경우 과천시는 12일, 서울시는 15일까지 신청을 받았다. '디에이치자이 개포'는 입주자모집공고 전날(6일)이 장애인 특별공급 마감일이었고, '당산 센트럴 아아파크'도 입주자모집공고 하루 전인 21일에 마감됐다.
정확한 분양가를 모르는 상황에서 특별공급을 신청한 셈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장애인 특별공급으로 추천되더라도 실제 계약을 하지 않는 경우다. 서울시는 "분양조건이나 대출관계 등이 개인사정과 부합하지 않을 경우 청약접수를 하지 않으면 당첨자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다시 서울시 특별공급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기도는 지난 2009년부터 장애인 특별공급 알선대상자로 선정된 경우 계약 여부와 관계없이 5년 간 신청을 제한했다.
통상적으로 건설사들은 특별공급이 미달할 경우 잔여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린다. 당첨자가 계약을 하지 않는다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중소기업 장기근속자 등 다른 기관추천 특별공급고 마찬가지다.
■기관이 결정, 서류상으로만 점검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장애인, 국가유공자, 장기복무제대군인, 중소기업 근로자, 철거민, 북한이탈주민, 납북피해자, 우수선수, 우수기능인, 의사상자, 대한민국 체육유공자 등이 대상이다. 기관별로 신청해 추천을 받아야 한다.
다른 특별공급인 신혼부부 특별공급은 소득제한이 있으나 기관추천은 별도 규정이 없다. 청약통장도 6개월만 가입하면 신청이 가능하다.
논란이 되고 있는 디에이치자이 개포의 만 19세 당첨자는 장애인 특별공급, 과천리버필드는 기관추천 특별공급 당첨자라는 것만 알려졌다. 서울시 장애인 특별공급 배점기준에 따르면 무주택기간과 서울시거주기간은 만 19세부터, 세대원 구성은 신청인(배우자 포함)과 직계존.비속만 산정한다.
만 19세가 모든 항목에서 가장 높은 배점을 받으면 100점 만점에 56점이 나온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기관추천 특별공급은 기관별로 각자의 기준으로 선정하고, 이를 접수하면 당첨이 되는 방식"이라며 "소득기준이 없고 서류상으로만 보기 때문에 당첨자가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것이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이나 중소기업 특별공급은 대부분 물량이 100% 소진되고 있다"면서 "청약기준이 느슨하기 때문에 특별공급을 신청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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