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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인터뷰] “나는 모델 박영선이다”

[fn★인터뷰] “나는 모델 박영선이다”


박영선. 1990년대 패션계를 주름 잡았던 톱모델. 176cm의 큰 키에 조막만한 얼굴, 이국적 외모를 지닌 '모태미녀'다. 때는 바야흐로 30여년 전, 남다른 비율을 타고난 십대 소녀는 운명처럼 화려한 세계로 입문했다. 어느덧 50대가 됐지만, 박영선은 건재하다. "말투가 아줌마 같지 않냐"고 부끄러운 듯 묻는 그의 모습이 오히려 소녀같아 보인다. 최근엔 두 디자이너의 쇼에 모델로 섰다. 그가 뿜어내는 아우라는 젊은 모델들의 생동감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기자가 만난 박영선은 차갑고 도도한 외모와 상반되는 털털하고 사랑스러운 사람이었다. 모델로서 정점을 찍을 때 미국으로 떠났고, 지금은 그 결정을 후회한다는 고백도 했다. 모델로, 방송인으로 일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는것. 다시 한국에 와서 일을 하기 시작했을 때 주변엔 나쁜 사람들도 많이 몰렸다. 박영선은 "상처를 많이 받았다"면서도 대놓고 미움과 원망을 토로하진 않았다.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 눈앞의 이익이나 유혹에 흔들려 잘못된 결정을 하지 않기 위해 신중하게 한걸음씩 내딛고 있다.
[fn★인터뷰] “나는 모델 박영선이다”




실은 너무 오랜 시간을 연예계와 떨어져 있어 적응 시간이 필요했다. 준비가 덜 된 상태였지만 '불타는 청춘' 제안을 받았을 땐 고민없이 출연을 결정했다고. 방송에서 보여준 소탈한 모습이 박영선 그 자체다. 가식적으로 꾸며내는 건 그의 성격과 거리가 멀다. "어떤 사람이 저보고 동자승과 대화하는 거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 말에 공감이 된 건, 나이와 상관없이 그가 지니고 있는 순수함 때문이었다. 박영선은 아직도 모델로 무대에 서는 것이 가장 즐겁다. "선생님들 덕분에 너무 귀한 시간을 가졌다"며 최근 자신을 쇼에 세운 디자이너들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을 표했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완벽한 워킹을 선보인 비결에 대해 물었더니, "자전거와 같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 번 몸으로 체득한 것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그럼에도 박영선은 한달 동안 피나는 노력을 했다. 5kg을 감량했고, 워킹도 다시 배웠다. 과거와는 달라진 '일자 워킹'을 소화하기 위해 매일 세시간씩 걷는 연습을 하며 감각을 되살렸다. 출산 이후에도 여전히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는 건 몸에 배인 소식 습관 때문이다. 조금씩 자주 먹는 편이란다.
[fn★인터뷰] “나는 모델 박영선이다”




훌륭하게 쇼를 마친 박영선은 아들이 있는 미국으로 떠난다. 봄방학을 맞은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다. 한달가량 미국서 머물다가 다시 한국에 돌아와 열심히 일에 매진할 계획이다. 주부로서 생활할 땐 늘 아이를 위해 살았고, 자신의 옷 한벌 쉽게 산 적이 없다며 "모든 엄마들이 그럴 것이다. 아이를 낳으면 엄마의 인생은 아이를 위해 돌아간다"며 웃었다.
그래서 자신의 삶을 잊은 채 살고 있는 주부들을 위한 방송도 하고 싶은 게 박영선의 꿈이다. 누구보다 그들을 이해하고 응원하기에 진심으로 소통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싶다는 말에서 진심이 묻어났다. 돌아온 박영선의 멋진 새출발이 사뭇 기대가 된다./uu84_star@fnnews.com fn스타 유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