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11일 "특정 정부나 시기와 관계없이 꾸준히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글로벌 후원을 지속해 왔다"며 일부 언론이 제기한 '평창올림픽 유치 위한 불법로비' 의혹을 재차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자사 뉴스룸에 한 언론의 '이메일 속 수상한 계약' 보도와 관련 "의혹을 제기한 특정인과의 편법, 탈법 계약은 단 한 건도 체결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 언론은 지난 9일과 10일 보도에서 특정인의 이메일을 제시하면서 삼성전자가 특정인 소유의 컨설팅 회사인 스포팅 에이지, 파모찌 등에게 자금을 송금할 것을 요청받았다고 언급하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2010년에는 110억 규모의 다이아몬드 리그 후원을 했던 반면 2007년도에는 10분의 1 규모에 불과한 후원계약마저도 금액을 깎다가 무산시키는 등 특정 정부 때만 거액을 쏟아 부어 후원했고, 이는 특별사면과 연관되어 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 또한 110억 규모의 다이아몬드리그 후원과 계약이 무산된 2억8000만원 규모의 후원을 1:1 비교하면서 당시 정부와 전 정부와의 후원 규모 차이를 부각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2010년 이전부터 다양한 스포츠 종목에 글로벌 후원을 해 오고 있다"며 구체적으로 예를 들었다.
실제 국제하키연맹 경기 후원(2003), 국제육상경기연맹(2004), 국제하키연맹(2004), 세계태권도 연맹(2006), 국제하키연맹(2006), 세계태권도 연맹(2007), 아프리카 축구연맹(2008), 이집트 축구연맹(2008), 국제빙상연맹(2008) 등 일부 언론에 노출된 후원도 있지만, 지역별로도 더 많은 스포츠 종목 후원을 해왔다는 게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이전에도 많은 글로벌 단체에 대해 후원을 해오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후원은 무시하고 굳이 계약이 무산된 한 사례만을 비교하면서 '유독 특정 정부 때만 거액을 쏟아부었고 다른 정부 시에는 작은 금액의 후원조차 무산시켰는데 이는 해당 정부에 바라는 것이 많았다'는 식의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후원계약을 진행하다가 조건이나 취지 등이 맞지 않을 경우 무산된 경우는 수도 없이 많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특정인의 요청에 따라 2010년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후원한 것이 아니라 이전 2003년과 2007년에도 꾸준히 후원해 왔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측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방송중계 국가수가 평균 180여 개국으로 동계올림픽(160개국)보다 더 많고, 마크사용권·광고보드·티켓 등의 후원권리를 갖기 때문에 스포츠마케팅 효과가 커 오랜 기간동안 지속적으로 후원계약을 맺고 지원해 왔다"면서 "특히 2011년에는 IAAF 주관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진행할 때에도 공식 후원계약을 맺고 지원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후원은 마케팅효과와 글로벌 사회공헌활동(CSR) 차원에서 오랫동안 실시한 것이지, 사면을 위해 특정 정부기간에 또는 특정인에게 로비하기 위해 한 것이 아님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는 이건희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1,2차 도전 시에도 한국 정부, 유치위원회, 선수 등과 합심해 유치활동을 했고 1차 유치 도전 당시 1차 투표에서 1위를 할 정도의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2차 도전 시에도 러시아와 경합하면서 1차 투표에서 소치를 눌렀지만 결국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에 3차 도전 시에는 전국민의 염원과 정부, 관계자 들의 간절함이 더 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전혀 상황을 모르는 사람의 인터뷰를 통해 의혹을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언론은 '아프리카 육상연맹 후원…사실은 로비자금?'라는 보도에서 아프리카 육상연맹에 대한 후원이 로비자금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삼성전자 세네갈 현지법인 관계자의 인터뷰를 인용 보도했다. 세네갈 현지법인의 관계자 녹취를 통해 "한 번도 저한테 연락오거나, 아니면 본사나 어디에서도 연락을 취하라고 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라고 전했다.
지난 3월31일 세네갈 취재 당시 기자는 법인 관계자에게 "평창올림픽 유치 당시 지점 차원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국제육상연맹본부에 대해 지점 차원에서 도움 주는 부분이 없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삼성전자 해외 주재원의 경우 평균 4년 정도 근무 후 교체된다. 녹취된 현재 주재원은 7~8년 전 지점 상황은 모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아는 내용이 없고, 본사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도 없다고 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는 게 삼성전자의 주장이다.
삼성전자는 "'한 번도 저에게 연락오거나, 본사나 어디에서 저한테 연락을 취하라고 한 적이 없다'는 인터뷰를 녹취해 보도하는 것은 억지춘향식 끼워 맞추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가 삼성전자는 "입수한 메일에만 의존해 취재함으로써 아주 기초적인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메일 속 수상한 계약'이라는 보도에서 특정인이 보낸 메일 내용을 인용하면서 "아프리카 육상연맹 AAC와 후원계약을 희망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아프리카육상연맹 AAC'란 단체는 없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AAC는 특정인이 쓴 메일 중 오타이며, 이 오타가 메일상에 재전송되고 계속 인용된 것으로, 아프리카육상연맹(CAA)의 오기로 추정된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기초적인 사실관계를 비롯해 실제 후원 목적과 금액, 결과는 확인하지 못한 채 특정 이메일에만 의존해 추측성 보도를 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특정 이메일만을 근거로 의혹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정확한 근거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보도해 주시기 부탁 드린다"고 밝혔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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