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8일 전격 사퇴함에 따라 국내 최대 철강업체를 이끌 차기 회장 후보군에 대한 하마평이 벌써부터 쏟아지고 있다. 포스코는 권오준 회장, 오인환 사장, 장인화 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를 갖춰왔다. 오 사장은 그동안 권오준 회장 체제의 2인자이자 실세로 통해왔다.
오 사장은 지난해 12월 문재인 대통령의 방중 경제사절단에 권 회장 대신 참석하며 유력한 후임 회장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오 사장은 최근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면서 대표이사직을 유지하고 있다. 오 사장은 마케팅본부장, 철강사업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철강사업을 총괄하는 철강부문장을 맡아왔다.
아울러 후임 회장 후보군으로는 장인화, 최정우, 박기홍, 황은연 등 포스코 전.현직 사장들이 거론되고 있다. 장인화 사장은 포스코 철강부문에서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유명하다. 1988년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에 입사해 23년간 몸담았다. 2011년 포스코 본사로 자리를 옮긴 후 권 회장 주력사업영역 중 하나인 철강솔루션마케팅실을 이끌었으며 현재는 철강생산본부장을 맡고 있다.
황은연 전 포스코인재창조원장은 1987년 포스코에 입사해 영업관련 부서 및 마케팅전략실을 거친 마케팅통이다. 영업역량과 대외 네트워크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정치권과의 인연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박기홍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올해 2월 부임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박 사장은 포스코에서 경영기획실장, 미래성장전략실장, 전략기획총괄 부사장, 사장 등을 거친 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듯 보였다. 박 사장은 참여정부 시절에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으로 활동해 현 정부와 코드가 맞다는 평가다.
최정우 포스코켐텍 사장은 부산 출신이라는 점에서 후보군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번 권 회장의 퇴임으로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검찰수사와 회장퇴임 등의 곤욕을 치러왔다. 일명 '포스코 잔혹사'를 끊지 못했다.
포스코 창업의 일등공신 박태준 회장은 문민정부인 1993년 명예회장직을 박탈당했고 수뢰 혐의로 기소당했다. 박 회장은 김대중정부 시절인 2000년 국무총리로 취임했지만, 부동산 명의신탁 의혹에 몰려 재임 4개월 만에 불명예퇴진했다.
또 박 회장의 뒤를 이어 수장이 된 황경노 회장 역시 취임 6개월 만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 낙마했다. YS정부 시절 부임한 재무부 장관 출신인 김만제 회장은 업무상 배임 등으로 고발돼 지난 1999년 검찰 조사를 받았다.
국민의정부에서 취임한 유상부 회장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오랜 재판을 받다 노무현정부가 출범한 2003년 사퇴했다.
뒤이은 이구택 회장은 세무조사 로비 의혹으로 지난 2009년 사퇴했다. 이명박정부 때 포스코 수장이 된 정준양 회장은 지난 2013년 박근혜정부 들어 사퇴한 이후 재판을 받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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