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가치가 최근 2주 가까이 상승 랠리를 지속 중이다. 이러한 강달러 기조는 글로벌 경제 성장 모멘텀이 유로존, 일본 등 주요국들로부터 미국으로 이동하는 또다른 신호로 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 보도했다. 다만 달러화가 단기 강세에도 유로존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진행되면 올해 전체적인 흐름은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지난 27일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3%를 밑돈 가운데 랠리 폭도 줄어들긴 했지만 강달러 흐름은 여전한 상황이다. 지난해 달러화 약세를 용인했던 트럼프 정권 영향에 1년 내내 주요통화보다 약세를 면치 못했던 때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성장 가도를 달리는 미국 경제와 미국내 물가 오름세 등의 신호가 금융시장에서 주요 관심사로 부각됐다고 전했다. 견조한 미국경제 성장세를 확신한 시장내 분위기로 미 달러화 가치가 지난 1월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설명이다.
지난주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3%를 웃도는 등 지난 2014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국채 수익률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서 오랜 기간 머물렀지만, 최근 오름세를 보게 되면 미국 경제가 회복하면서 시장이 정상 수준으로 복귀하는 일면으로도 판단된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지난 27일 미국 1분기 GDP 증가율이 2.3%로 예상치(1.8%)를 0.5%포인트 웃도는 수준으로 발표됐다. 또한 고용비용지수를 보게 되면 근로자 임금 수준이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 전언이다.
미국경제가 양호한 성장세를 보인 반면에 유로존은 최근 발표된 경제지표에 근거하면 지난 1분기 성장세 둔화가 뚜렷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로존이 지난해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에 회의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독일 제조업 관련지수, 유로존 인플레이션 등 주요 지표가 상승세를 접은 가운데 영국 1분기 GDP 성장률도 예상치(1.4%)를 밑도는 1.2%로 발표됐다.
데이비드 우 보아메릴린치 연구원은 "많은 이들이 미국 이외 국가들이 견조한 경제 성장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다만 미국 채권 수익률, 국제상품 가격 상승 등이 강달러를 부추기면서 약달러 베팅은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보아메릴린치는 단기 강달러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유로/달러 환율이 지난 27일 1.21달러 수준에서 몇 개월 후면 약 1.15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 달러화가 지난해부터 주요통화보다 약세를 보였다. 시장내 다수 관계자는 미국 국채와 해외 국채간 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달러화 가치 상승에 호재) 상황에서 약달러 기조가 나타나는 것에 의문을 가졌었다.
최근 들어서 이러한 약달러 분위기가 전환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채 10년물과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차가 지난 1989년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투자자들은 미연준이 올해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믿고 있다"며 "이를 이유로 미국과 주요국 채권간 금리 차이가 더욱 벌어지게 되면, 이는 곧바로 달러화 가치를 부양하는 작용으로 전이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달러화 단기 반등세가 반짝하고 사라질 것이란 분석을 제기했다. 우선 미국 경제가 순환적 측면에서 성장세 끝자락에 다달았고, 유럽중앙은행이 본격적인 긴축 통화정책에 나서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달러화 가치의 상승 하락 주기가 평균적으로 약 5~7년 단위로 순환되는데 올해가 약달러 기조의 초기 단계라는 분석이다. 달러화 강세 주기가 지난 2011년부터 2017년까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올해부터는 약달러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다만 달러화 상승랠리는 앞으로 수개월간 지속될 수도 있다. 한 예로 지난 2005년 약달러 주기였던 그 당시에 달러화 가치는 11개월동안 약 13% 폭등한 바 있다.
이후로 달러화는 반락해 약달러 주기에 걸맞는 움직임을 보였었다.
한 전략가는 "최근 성장 둔화세를 보였던 유로존 경제가 앞으로 수개월래 회복세를 보이면서 성장 모멘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견조한 경제 성장세가 확인되면 유럽중앙은행도 통화정책 정상화 수순에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유로존 견조한 경제 성장세 확인, 유로존 긴축적인 통화정책 전환, 약달러 주기 도래 등으로 (달러화가 단기 상승랠리를 보였지만) 올해는 유로화 강세, 달러화 약세라는 방향성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kmkim@fnnews.com 김경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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