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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삼성전자 임원 출신' 김도현 駐베트남 신임 대사 "북에 전수할 베트남式 개방 연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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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관점서 실용 외교 노력, 삼성말고도 수출 잘할 수 있는 한국기업 찾아 교역.투자 다원화

[인터뷰]'삼성전자 임원 출신' 김도현 駐베트남 신임 대사 "북에 전수할 베트남式 개방 연구할 것"


"철저히 기업인 관점에서 실용외교를 펼쳐 국익을 극대화하겠다."

김도현 신임 주베트남 대사(52.사진)는 4월 30일 파이낸셜뉴스에 "저는 특임공관장(대통령이 필요한 경우 특별히 임명하는 공관장)"이라며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김 대사는 이번 춘계 공관장 인사 23명 중 단연 화제의 중심이다. 전임인 이혁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이 외시 기수로 14기나 높을 만큼 베트남 대사는 그간 차관보 이상이 맡아왔다. 때문에 김 대사의 선임은 '파격 발탁'이다.

베트남은 매년 6~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면서 '포스트 차이나'로 불린다. 현재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 5500여개가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베트남 전체 수출액의 25%를 책임질 만큼 절대적이다. 김 대사는 정부에서 외교부와 기획재정부를, 민간에선 최근까지 삼성전자 임원(상무)을 지냈다. 외교감각과 현실 경제의 안목을 두루 갖춘 김 대사가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 적임자인 이유다.

김 대사는 "기업인의 시각으로 기여하는 공관장이 돼야 한다"며 "창의적 아이디어를 많이 내고 공직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어야 발령의 취지에 맞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임 후 가장 먼저 할 일로 그는 베트남의 개혁개방 경험을 북한에 전수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베트남 정부의 협조를 구하겠다고 했다. 최근 북한이 베트남을 개방모델로 삼고 있다는 맥락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또 한국에서 이혼하거나 버림받고 돌아온 베트남 여성과 아이들을 보호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민들의 자녀교육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당면업무로 꼽았다.

한국 기업의 이익을 위하는 것은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임무다. 김 대사는 "베트남 수출의 2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은 스스로 너무나 잘해서 도움이 필요없을 것"이라며 "삼성말고도 잘할 수 있는 한국 기업을 찾아 교역과 투자를 다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양국이 전면적인 협력을 하기 위해서는 무역과 투자를 넘어 독일과 폴란드 수준의 협력관계로 격상돼야 한다"면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5년간 그는 '관리의 삼성'을 절감했다. 김 대사는 "삼성은 항상 대안을 갖고 일을 하고, 실수를 해도 개선하는 시스템이 있다"면서 "학벌과 인맥을 배제한 실적과 성과주의가 삼성의 경쟁력을 만드는 실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개방적인 인사정책과 과감한 투자, 일등이 되겠다는 정신이 삼성의 강점"이라면서 "미래와 꿈,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글로벌 초현실주의가 삼성의 기업문화"라고 역설했다.

김 대사는 자신의 장점은 글로벌 감각과 협상력이라고 했다. 그는 "이런 것들은 정부에서 익힐 수 있는 게 아닌 글로벌 경제전쟁터에서 얻을 수 있는 감각들"이라고 했다.

김 대사는 삼성에서 이상훈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사장)에게 특별한 존경의 마음을 나타냈다. 김 대사는 "매우 복잡한 현상도 간명하게 풀어내서 해답을 찾는 능력과 시장의 변덕스러움을 돌파하는 강력한 리더십이 있다"고 이유를 들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3년 최고의 호황을 누리다가 실적이 하락할 때 회사는 이 사장의 주도로 과감한 구조조정과 혁신적인 정책을 폈고, 회사가 빠르게 안정을 찾은 기억이 강하게 남았다.

한편 김 대사는 1993년 외무고시 27회로 외무부에 입부,2012년 기획재정부 남북경제과장을 거친 뒤 2013년 9월 삼성전자 글로벌협력그룹장으로 영입됐다. 김 대사는 다음달 6일 베트남 대사로 공식 부임한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