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이우성 문화예술정책실장이 2일 외교부 청사 브리핑실에서 '제1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정부가 국민의 '안전하고 편리하고 품격 있는 삶'을 위해 교통 표지판 등에 활용되는 '공공디자인'을 하나로 통일한다. 도로 표지판을 비롯해 옥외 광고물, 광주 충장로의 상가 출입구 및 버스환승센터 등 교통거점지 안내를 위한 디자인을 하나로 통일하고 공공시설물에 대한 표준 색체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97억원을 투입하고 2022년까지 향후 5년 간1397억의 예산을 투입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등 10개 부처와 함께 2일 국민의 '생활 속에서 체감하는 공공디자인'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은 '공공디자인의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국가 차원의 법정계획으로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의 공공디자인 지역계획의 방향을 담고 있다.
문체부는 이번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전문기관인 한국공공디자인학회의 연구용역을 비롯해 포럼과 전문가 자문회의, 관계 부처와 지자체 협의, 공청회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 또 관계 부처 차관급 및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공공디자인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계획을 확정했다.
그동안 공공디자인은 부처별로 개별적으로 진행돼 부처, 기관마다 공공시설물 등의 배치기준이 서로 달랐다. 그 결과 일회성·보여주기식 디자인에서 벗어나 협력·통합적 관점에서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고 실질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요청이 있어 왔다. 이에 문체부는 국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편리하고 품격 있는 삶'을 제1차 공공디자인 진흥 종합계획의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를 위한 5대 추진전략으로 △범죄, 사고 예방을 위해서 통합협력체계를 구성하는 '생활안전을 더하는 공공디자인' △고령자, 장애인, 일반국민 등 모두가 이용하기 편리한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 △안내체계 개선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생활편의를 더하는 공공디자인' △'생활품격을 높이는 공공디자인' △'기초가 튼튼한 공공디자인'을 정하고 19개의 핵심 과제와 49개의 세부과제를 설정했다.
먼저 '생활안전을 더하는 공공디자인' 전략으로 마을 단위 범죄 예방 및 학교 폭력 예방, 여성 대상 범죄 예방, 어린이 교통안전을 위해 기존의 밝은 색채와 방범시설물 중심의 범죄예방디자인(CPTED) 외에 지자체, 학교, 지역 경찰서, 지역 주민, 공공디자인 전문가로 구성된 협력체계 구축 및 순찰경로 재설계, 자연 감시 기능 강화 프로그램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통합 대응 체계를 디자인할 예정이다. 공영주차장과 재난 대비 공간 등에 대한 안전디자인 모델도 개발·보급한다.
'모든 이를 위한 디자인'으로서 장애인과 고령자, 유모차 이용자, 외국인 등의 이동성과 문화 향유 수준을 개선하기 위해 보도 블록을 단차 없이 연결하고 벤치·가로수 등을 보행자가 걷기 편하도록 종합적으로 디자인 할 계획이다. 또 문화재 시설과 박물관 등 문화예술 시설 내에서 접근성과 안내체계를 개선하고 치매 예방 및 고령자 인지건강을 위한 디자인 개발 및 공공기관의 웹사이트, 행정 서식의 간소화 등 행정서비스 디자인을 개선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상가 안내 디자인 사례(서울디자인재단-서울시 시설공단 협업)
'생활 편의를 더하는 공공디자인'으로는 대중교통과 걷기 등을 통해 누구나 편리하게 원하는 목적지에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보행 정보를 기반으로 길 찾기 쉬운 안내체계 디자인 및 지하상가 등의 출입구 번호체계 도입, 버스터미널, 버스환승센터 등의 교통거점지 안내체계 등을 개선할 방침이다. 또 대형체육시설, 탐방로, 관광시설 등의 안내체계와 보건소 등 우리 생활 속의 공공공간의 디자인도 개선할 예정이다.
'생활품격을 높이는 공공디자인'으로는 동·마을 단위의 경관과 옥외광고물, 공공디자인 심의가 연계, 통합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건물의 지붕 및 도로, 옥외간판, 공공조형물 등의 통합지침을 개발하고 행복한 주거 공간 디자인과 미래문화유산이 될 멋진 골목 보존 디자인 등의 방향도 제시할 계획이다. 또 도심광장, 역 주변 등의 공공시설물을 일관성 있게 설치, 유지할 수 있도록 비우고 통합하는 디자인, 공원이나 공개공지의 활용도를 높이는 디자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여권도 외교부의 2020년도 '차세대 전자여권 도입 계획'과 연계해 새롭게 디자인하고 공공시설물에 대한 표준색채 및 시각기호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공공디자인 분야의 기초를 다치는 일에도 나선다. 일반 국민들이 제안한 생활 불편 아이디어를 공공디자인 전문가와 함께 해결하는 국민 주도의 공공디자인 민관 협력 모델을 구축하고 어린이·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유니버설 디자인 교육을 강화할 예정이다.
공공디자인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을 위한 행정설명서, 공공디자인 전문인력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교육프로그램, 연구개발 및 정보공유시스템, '공공디자인법' 및 제도 개선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문체부 도종환 장관은 "공공디자인은 품격, 안전, 복지, 경제를 실현하는 좋은 수단"이라며 "도시의 품격을 달라지게 하고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량의 속도를 늦추게 할 수 있으며, 장애인, 고령자, 유모차 이용자들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복지수단이 된다. 영국 런던처럼 걷기와 대중교통 중심의 보행체계를 정비해 동네 상권을 살아나게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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