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골퍼도 맘놓고 스윙, 웃게 만드는 비거리, 초고반발계수 0.962
드라이버의 빅뱅, 초경량 205g
초고반발 클럽으로 전세계 골프시장을 휩쓸고 있는 이형규 뱅골프 대표가 자사 제품이 전시된 매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성남(경기도)=정대균 골프전문기자】"뱅을 사용하는 모든 골퍼들의 골프가 더 즐거워지고 그로 인해 행복해지는 것에서 보람을 찾는다."
비거리 전용에서 초고가 프리미엄 골프클럽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뱅골프' 이형규 대표(59)의 경영철학이다. 뱅골프는 2004년 장타 전용 드라이버로 첫 출발을 했다. 그래서 당시 광고 카피도 '장타드라이버뱅'이었다. 초기에는 장타 전용 드라이버라는 걸 인식시키기 위해 비거리 330야드 이상을 날리는 장타자 전용 드라이버만 출시했다. 효과는 컸다. 2005년 장타 대회에 출전한 106명의 선수 중 45%인 48명이 뱅 드라이버를 들고 나와 상위권 입상을 휩쓸었다.
생각한대로 모든 것이 착착 진행되자 250만원짜리 드라이버를 출시했다. 주변의 우려가 없지 않았으나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 그러자 짝퉁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가짜들이 절반 가격에 시장에 나돌면서 판매량이 뚝 떨어졌다. 그러면서 경영난을 겪기 시작했다. 젊은 시절 골프용품 유통으로 모았던 전 재산을 모두 날려 버렸다.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충당해 보았지만 감당이 되지 않았다. 급기야 연리 10%의 사채까지 써야 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특단의 극약 처방이 필요했다. 2006년부터 일반 골퍼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유통구조 문제점 파악에 들어갔다. 그리고 2003년부터 준비해온 고반발 클럽 출시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고반발 클럽은 이 대표가 일찌감치 생각해온 미래 먹거리였다. 계속해서 판매는 부진한 반면 연구비에 집중 투자가 되면서 2003~2008년 적자액은 100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시련 끝, 행복 시작이었다.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출시된 고반발 클럽에 대한 반응이 급증하면서 매출도 덩달아 상승했다. 우수한 기술력이 밑바탕이 된 성능, 차별화된 애프터서비스(A/S), 그리고 노(No)할인 정책 등 독보적 마케팅 전략이 이를 가능케했다. 특히 반발계수 0.962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술력이었다. 그런 노력에 힘입어 2009년부터 손익분기점이 균형을 이루기 시작했다. 그리고 현재는 공급이 달릴 정도로 수요가 폭주하고 있다. 그야말로 '뱅골프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뱅은 일본에서 제조되지만 엄연한 국산 브랜드다. 국내 골프용품 시장에서 국산 브랜드가 이처럼 폭발적 인기를 끄는 건 극히 드문 현상이다. 국내 골퍼들의 소비성향이 외국 유명 브랜드에 쏠리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뱅은 그것을 갖는 것만으로도 골퍼들에게 큰 프라이드를 갖게 한다. '명품'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했다는 방증이다. 경기도 분당 뱅골프 본사에서 이 대표를 만나 성공 비결과 향후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최근들어 골퍼들이 뱅을 고유 컬러에 빗대 '노란 꿈' '빅뱅'으로 표현한다. 여성골퍼들 사이에서는 뱅(BANG) 골프계 모임까지 생겨나고 있다. 그야말로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높은데.
▲비거리는 모든 골퍼들의 로망이다. 대다수 골퍼들은 거리를 늘리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그런 골퍼들의 마음을 헤아려 3년여에 걸쳐 준비를 했다. 뱅골프 초경량 클럽 라인은 그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다. 처음에는 드라이버와 우드로 시작했지만 최근 들어 아이언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베스트셀러인 '뱅 롱디스턴스 라이트' 드라이버는 '세계에서 가장 가볍고 가장 반발력이 큰 드라이버'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먼저 이 드라이버의 전체 중량은 209g이다. 평균 290~300g인 일반 드라이버보다 30%가량 가볍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다른 경량 드라이버 무게(250~260g)와 비교해도 훨씬 가볍다. 가볍기 때문에 임팩트 때 헤드가 오픈돼 맞을 확률이 낮아 슬라이스 방지 효과가 크다. 여기에 독자 개발한 반발력 기술로 반발계수를 0.962까지 끌어올렸다. 이렇듯 초경량과 초고반발로 비거리를 최대 50야드까지 더 늘릴 수 있게 됐다.
―타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1g 단위 맞춤형 클럽'이 널리 알려져 있다.
▲골프채는 기성복이 아니다. 골퍼 개개인에게 가장 최적화된 클럽을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래서 무게를 세분화했다. 205g부터 320g까지 1g 단위로 구분해 총 120종류가 있다. 이는 세계 최초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1g의 무게에도 민감해지기 마련이다. 최근에는 입소문을 타고 90대 골퍼들도 종종 방문한다. 스윙웨이트 A8이면 90대도 마음껏 스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뱅의 초경량 클럽은 골프와 작별을 고했던 고령 골퍼들에게 제2의 삶을 선물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고반발 우드와 하이브리드 아이언에 대한 인기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뱅의 또 하나 성공은 40야드 더 나가는 초고반발 우드다. 제품이 출시되고 거리와 방향성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구현하자 역시 빅히트를 쳤다. 전통적인 아이언과 우드의 중간 형태인 하이브리드 아이언은 골퍼의 트렌드를 확 바꿔 놓은 하나의 변곡점이다. 이 제품 역시 처음에는 골퍼의 콘셉트에 맞지 않을 것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하지만 0.925라는 고반발력을 통해 정확하고 가볍게 쳐도 30~40야드가 더 나가는 성능이 입증되자 혹평은 호평으로 이어졌다.
―많은 브랜드들이 고반발 클럽 시장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성공한 브랜드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풍토 속에서 뱅골프가 상종가를 친 또 다른 원동력은 뭔가.
▲A/S의 차별화다. 대부분 고반발 클럽 브랜드들은 A/S 요청이 들어오면 일반 헤드로 교체해주고 만다. 비거리 효과를 보기 위해 고반발 클럽을 구입한 고객 입장에서는 어처구니가 없을 것이다. 뱅은 A/S가 들어오면 고객의 스펙을 다시 체크한 뒤 그에 맞는 최신 헤드로 교체해주고 있다. 구입 이후 1년 이내는 무상이다.
―뱅골프는 가격대에서 초고가에 해당된다. 거기다가 할인을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업이 어려웠던 시기에 한 노부부가 방문한 적이 있었다. 할아버지께서 차비라도 하게 조금만 깎아 달라고 졸랐다. 그래서 '회사 정책상 공짜로 드렸으면 드렸지 할인은 안된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 할아버지께서 '그럼 공짜로 달라'고 했다. 그렇게 해서 공짜로 드라이버 하나를 줬던 일화가 있다. '노 할인' 전략은 뱅골프를 지탱하는 버팀목이다. 우리는 좋은 제품은 가격이 아닌 품질로 평가받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제품을 판매해오고 있다.
―앞에서도 일부 언급됐지만 뱅골프의 인기는 그 기술력에서 비롯됐다고 보여진다. 뱅골프가 내세우는 기술은 무엇인가.
▲첫째 반발계수 0.962의 비거리의 고반발 기술, 두번째는 전체 무게 최저 205g의 드라이버에서 보듯 쉽고 편한 스윙의 경량화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방향성의 최적화 기술이다. 이는 샤프트 유형 3가지, 샤프트 강도 36단계(R6~3X), 헤드 강도 12단계, 무게 종류 120가지(205g~320g)가 뒷받침한다.
―국내 순수 클럽 매출 영업 순이익 4강 브랜드로 알고 있다. 보통 중저가의 일반적인 브랜드 마켓시장이 크기 때문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톱4'에 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인데. 뱅을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게 한 말씀 한다면.
▲골프장에 갔을 때 주변에서 '사장님 뱅 쓰시네요'라는 말이 들릴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많은 분들이 사랑해줘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확실히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뱅골프가 지향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도공이 빚어낸 도자기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깨버리듯 다소 시행착오를 겪더라도 초프리미엄 브랜드로 나아가는 것이 목표다.
판매자는 물건을 잘 팔아야 하고 제조자는 최고의 품질을 만드는 것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 그것이 장인정신이다. 우리는 절대 중저가 제품을 만들지 않을 것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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