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식용견 농장을 방문한 세계적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케어의 박소연 대표와 함께 개들을 구조하고 있다. 사진=강규민 기자
“보호소에는 여러 번 가봤지만 개농장은 처음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개들을 보니 마음이 아픕니다. 기회가 될때마다 개농장의 개들을 구조하고 좋은 곳으로 입양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동물권단체 케어의 홍보대사인 리처드 용재 오닐은 24일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식용견 농장에서 파이낸셜뉴스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 비올리스트 용재 오닐은 개농장의 실태를 확인하고 홍보대사로서 도움을 주기 위해 남양주의 개농장을 방문했다.
농장에는 200마리 가까이 되는 개들이 겁에 질린 채 컹컹 짖어댔다. 개들은 좁은 뜬장에서 상한 음식물 쓰레기를 먹고 생명을 연장하고 있었다. 개들의 밥그릇에는 조개 껍질, 게껍질, 김치 등 개들에게 ‘독’으로 여겨지는 것들이 수북이 쌓여있었으며, 그 위에는 파리들이 득실댔다.
용재 오닐은 이 같은 광경을 보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나도 육식을 하는 사람인데, 개식용을 반대할 때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닭과 소, 돼지도 같은 동물인데 개는 뭐가 특별한가’라는 것이다"라며 "그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은 이 곳의 열악한 환경을 보면 그런 말을 할 수 없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여기 개들은 그 어떠한 관리도 받지 못하고 최소한의 녹조가 낀 물과 상한 잔반으로 연명하고 있으며,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개들을 먹을 경우 과연 사람의 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 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농장 한켠에는 피부병에 걸린 개들이 따로 격리돼 있었다. 미처 격리되지 못한 개들도 여럿 눈에 띄었다. 스트레스에 노출된 일부 개들이 서로 물어뜯고 싸우면서 생긴 상처는 치료받지 못해 썩어들어가기도 했다. 그 위에는 파리들이 득실댔다. 뜬장 아래로 빠져나가는 개들의 배설물은 대부분 설사였다.
이날 용재 오닐은 동물권단체 케어와 함께 개 11마리를 직접 구조했다. 그는 “구조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양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모금을 통해 아이들의 치료비 등을 모으고 잘 입양될 수 있도록 사회화 교육을 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연차 입국한 그는 한달간 한국에 머물며 개식용 철폐, 식용견 농장의 개 구조에 힘쓸 예정이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반려동물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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