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좋은 문구 내놔도 소비로 연결 안되면 안돼
종이접기 서적 출판하며 교육프로그램 수출도 계획
정규일 종이나라 부사장.
종이나라박물관 운영, 35만명의 종이접기 선생님 배출, 한지 문화 전파 등. 올해로 창업 46년을 맞는 종이나라가 진행하고 있는 주요 사업들이다. 기업의 영속성을 위해 이윤 확보는 물론 우리 고유의 종이 문화 전파를 위해서도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종이나라는 지난 1972년 창립 후 매년 10%씩 매출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2000여가지의 문구류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물감 생산 업체를 인수, 지난 1월부터는 물감류도 생산하고 있다.
종이나라의 미래 비전을 듣기 위해 최근 서울 장충단로 소재 종이나라 본사에서 정규일 부사장(사진)을 만났다.
"디자인도 경쟁력이다. 제품 디자인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종이접기 문화를 수출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정 부사장이 한 말이다.
정 부사장은 "지금까지 한국 문구기업들이 제대로 못한 것이 디자인"이라며 "종이나라는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글로벌 색채 전문 기업 팬톤과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제품 디자인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 부사장의 야심작은 '팬톤컬러풀'. 정 부사장은 "최근 디자인 사무용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면서 "종이나라도 풀의 감각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해 5가지 색상의 컬러풀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정 부사장은 이어 "실제 풀은 무색이지만 젊은 세대가 좋아하는 색감을 제품 디자인에 입혔다"면서 "소비자가 일상속에서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재미를 느길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종이나라는 팬톤컬러풀을 시작으로 다양한 제품의 디자인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 부사장은 "매년 문구 산업 트렌드 보고서를 보면 소비자는 작은 것에서 만족하고 가성비가 큰 제품을 찾는다"면서 "변화된 소비패턴이 매출로도 연결되는 만큼 재미있고 감각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문구산업의 과제"라고 말했다.
종이나라는 해외 진출을 위해서도 힘을 쏟고 있다. 중국, 몽골, 필리핀 등 개도국을 중심으로 종이나라의 제품과 종이접기 문화를 함께 수출할 계획이다. 종이접기 문화가 전파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색종이와 문구류를 내놔도 소비 자체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정 부사장은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종이접기 문화와 교육프로그램을 수출할 계획"이라며 "현재 중국 판매법인을 만들어 사립학교에 영업활동을 하고 있고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본격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종이접기는 큰 비용 들지 않는 놀이문화"라며 "종이접기라는 전통 문화를 세계에 알려 글로벌 교육의 최강자가 되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다. 관련 시장은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종이나라는 '종이접기 문화의 해외 수출'이라는 비전을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종이접기와 관련된 각종 서적을 출판하는 동시에 '종이문화재단'을 통해 종이접기 전문 선생님들도 배출하고 있다. 전세계 전시회를 돌며 한국 종이접기 문화의 역사성과 우수성도 알리고 있고 매년 종이문화예술작품공모대전을 열어 종이접기 문화를 장려하고 있다.
정 부사장은 "지금까지 종이접기 책만 3000여권을 출판했고 종이접기 선생님은 35만명을 배출했다"면서 "수학종이접기, 영어종이접기, 창의력개발 종이접기 등 교육에 초점을 맞춘 30여가지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부사장은 '한지' 보존을 위한 정부의 역할도 강조했다.
한국의 중요한 문화 유산인 한지 보호가 국내 종이 산업과 종이접기 문화의 글로벌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설명이다. 정 부사장은 "매년 한지 공방이 10개 이상 없어지고 있다"면서 "정부가 K-팝과 대중문화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 종이인 한지에 대한 관심은 크지 않은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정 부사장은 이어 "정부가 우리의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