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멕시코전… 韓 1승이 절실
기세 오른 멕시코 방심 노리면 에이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독일전 골 넣은 로사노 등 포진
개인기 뛰어나지만 다혈질 약점..승자의 자만 이용땐 한국에 기회
벼랑 끝 한국, 기회는 있다..3전 전패 1990년 伊월드컵 유일
피파랭킹·역대전적서 뒤지지만 스웨덴전 쓰리톱 대신 투톱 가동..멕시코 전방압박 넘으면 골 찬스
한국축구 토닥토닥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18일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1차전 대한민국과 스웨덴 경기에서 기성용(왼쪽)이 아쉬워하는 김민우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시밭길이다. 신태용호가 스웨덴에 덜미가 잡히면서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미 1패를 안은 신태용호는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리는 멕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꺾은 멕시코의 기세가 하늘을 찌를 듯하지만, F조 최하위로 처진 대한민국으로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한국 대표팀이 멕시코에 진다면 3전 전패로 탈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986년 멕시코 대회부터 8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은 대한민국이 3전 전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은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이 유일하다. 당시 이회택 감독이 지휘한 한국 대표팀은 벨기에(0-2 패)와 스페인(1-3 패), 우루과이(0-1 패)에 모두 무릎을 꿇었다.
4강 진출의 신화를 이뤘던 2002년 한일 월드컵과 원정 16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2010년 남아공 대회를 제외하고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대회는 1986년 멕시코 대회, 1998년 프랑스 대회, 2014년 브라질 대회 등 3차례로 가장 많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선 2무1패, 2006년 독일 대회에선 1승1무1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신태용호가 16강에 진출하려면 멕시코를 반드시 잡고 독일과의 3차전에서 승부를 거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러나 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을 1위(6승3무1패)로 통과한 강팀인 데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5위로 한국(57위)보다 무려 42계단이 높다. 한국과 역대 A매치 전적에서도 6승2무4패의 우위를 점하고 있다.
멕시코는 강공이 예상되는 독일을 상대로 밀집 수비를 펼치다 기회가 오면 빠른 역습으로 골문을 노렸다. 멕시코에는 에이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독일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이르빙 로사노, 안드레스 과르다도, 미구엘 라윤 등 개인기가 뛰어난 선수들이 즐비하다. 엑토르 모레노, 라파엘 마르케스 등 수비진도 탄탄해 슈팅 25개(유효 9개)를 퍼부은 독일을 상대로 무실점 승리를 일궈냈다.
신태용 감독은 어떤 전략으로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의 전술을 깨부술 수 있을까. 신 감독은 스웨덴전에서 스리톱을 구사했다. 장신인 스웨덴을 상대로 김신욱이 전면에 나섰고 손흥민과 황희찬이 함께 공격진을 구성했다. 김신욱이 공중볼 다툼에 나서고 손흥민, 황희찬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겠다는 포석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전술이 실전에서 제대로 통할리 없었다.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이후엔 더 조급해지면서 역습이나 예리한 크로스, 과감한 중거리포를 찾아볼 수 없었다. 결국 유효슈팅 '제로'라는 굴욕적인 기록을 세웠다. 한국 대표팀에 필요한 것은 수비보다 공격 부분의 재정비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멕시코를 염두에 두고 치러진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과 황희찬을 최전방에 내세워 2-0 승리를 거둔 만큼 손-황 투톱의 재등장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다.
멕시코가 한국과 2차전에선 독일전과 달리 더 공세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아 우리 수비수들이 멕시코의 날카로운 창을 어떻게 막아낼 것인지도 과제다. 1차전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은 신태용호의 태극전사들이 멕시코 아스텍 전사들과의 대결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박지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멕시코는 한국을 상대로 독일전과는 다른 전술을 사용할 것"이라면서 "멕시코의 빠르고 거친 전방 압박을 견뎌내고, 그걸 넘어서면 우리 선수들이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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