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 불똥이 가맹점 본사로 튀었다" <A가맹업체>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정부의 보완책이 자칫 가맹점사업체에 대한 경영 개입의 여지까지 주고 있다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나친 개입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정부가 왜곡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가맹점주 단체 신고제란 기업의 노동조합 신고와 유사한 개념이다. 가맹점주 단체가 공정위에 설립을 신고하면 가맹본사에는 협상의무가 발동하고 이를 통해 가맹금 등 거래조건을 협의하게 된다
16일 프랜차이즈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최저임금 상승으로 가중되는 가맹점주의 부담을 덜기 위한 대책으로 '가맹점주 단체 신고제'를 들고 나오자 관련업계는 "현재 상황에서 당연한 흐름"이라면서도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이날 "가맹점주 단체 신고제는 현재 상황에서 생각해보면 도입하는게 당연한 흐름"이라며 "법적 구속력을 부여해 가맹본부와 가맹점이 대화를 하는 것은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신고된 가맹점주 단체는 대표성을 띄어야 한다"며 "한두명이 협의회를 만드는게 아니라 기준을 만들어 이를 충족하는 단체가 구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최소한 절반 정도의 가맹점주는 가입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편의점 협회 관계자는 "가맹점주 단체 신고제는 이미 법으로 규정돼 있는 조항을 한번더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비용 등 손실 부분을 보전에 달라고 더 가맹본부에 요구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밝혔다.
가맹점주 단체 신고제와 함께 제시된 카드 가맹점 대금 지급주기 단축은 "영세가맹점주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공감하는 반응이다.
다만 프랜차이즈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일반 기업의 논리를 적용했다는 점에서는 불만을 나타냈다. 프랜차이즈협회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에 대기업은 거의 없다"면서 "대부분이 중소본부인데 마치 모든 프랜차이즈가 대기업인 것처럼 가맹본부에 부담을 주는 것은 산업을 도태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체 가맹본부 가운데 65%가 매출 10억원이 안되는 가맹점보다도 수익이 낮은 곳이 태반이라는 설명이다.
계약관계인 프랜차이즈시장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성훈 세종대 경영학과 프랜차이즈 FCMBA 교수는 "가맹점주 단체가 가맹본부와 협상을 하게 되면 결국 경영에 관하는 것이 되는 셈"이라며 "브랜드, 가맹금, 광고·판촉 등 가맹본부의 고유한 정책들이 침해를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자칫 시장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왜곡시킬 수 있다"면서 "일방적으로 가맹점주의 몫을 떼서 주라는 것이 맞는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