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통학로 만들고 옹벽 낮춰… 아이도 주민도 행복한 골목
낙후된 구도심으로 보행로 없고 불법주차 車사이로 통학해와
범죄예방환경디자인 통해 안전성 높이고 범죄 노출 줄여
경기 수원시는 구도심인 장안구 파장동 파장초등학교 주변을 안전통학로 및 안전골목길쉼터로 탈바꿈시켰다. 범죄예방환경디자인 기법을 도입했고, 주민 공동체가 함께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 공동으로 기획하고 추진한 대표적인 공공디자인사업이다.
'2018 대한민국 국토대전'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경기 수원시의 '파장초등학교 안전통학로 및 안전골목길쉼터 조성사업'은 파장초등학교와 주민공동체가 참여해 민관 협력체계 구축으로 공동으로 기획하고 추진한 대표적인 공공디자인사업으로 꼽힌다.
파장초등학교가 위치한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은 수원의 오래된 구도심지역이다. 이곳은 저층 주거가 밀집돼 있는 곳으로 시장을 이용하는 이용객과 통학을 하는 아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공간이지만 보행로와 차로의 분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었다. 게다가 주거가 밀집돼 있는 곳은 거주자 우선주차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어린이를 비롯한 보행자가 늘 위험에 노출돼 있었다.
하지만 이제 파장초등학교 주변은 아이들이 안전하게 등하교할 수 있는 거리환경으로 탈바꿈했다. 게다가 주민들을 위한 편안한 쉼터까지 마련됐다. 수원시는 이 사업지에 자연감시가 가능한 디자인으로 학교담장 높이와 녹지공간을 정비하는 범죄예방환경디자인(CPTED) 기법도 도입했다.
■아이가 안전한 환경 만드는 게 최우선 목적
최근 우리나라도 강력범죄 및 각종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지속가능한 범국가적 정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원시는 이 같은 국가계획과 경제.사회정책 마련에 발 빠르게 부합해 안전, 범죄예방, 공공디자인, 도시재생 등에 대한 사업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는 지자체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2년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서 발생한 강력범죄사건은 대한민국에 사회적인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고 수원시가 범죄예방 및 안전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마련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수원시는 우선 상대적으로 낙후된 구도심과 사회적 약자 계층을 대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여 현장 및 설문조사, 분석 등의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파장동 파장초등학교 주변일대를 선정하게 됐다.
파장초등학교 일대는 전반적으로 낙후된 구도심으로 보행로가 없어 아이들은 항상 불법주차한 자동차 사이의 좁은 도로로 통학을 했다. 잠재적인 교통사고와 범죄발생 환경에 노출된 실정이었다. 또 노후화된 주택밀집지역과 좁은 골목, 부족한 주차공간, 전무한 휴게공간 등은 주민들간의 소통을 단절하고 슬럼화를 가속화 하는 주된 요인이었으며 이는 수원시가 우선대상지로 선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사업비 확보 위해 민관 협력으로 사업 추진
그러나 파장초등학교 안전통학로 및 안전골목길쉼터 조성사업은 예산 미확보와 당초 시책사업으로 계획되지 않은 상태여서 수원시 자체적으로도 사업추진이 순탄하지 않았다. 학교와 주민들 또한 불투명한 사업계획에 반감을 가지고 추진을 반대했었다. 그러나 각고의 노력 끝에 '2014년 국토환경디자인시범사업'에 선정되고 중앙대학교 이석현 교수가 총괄계획가로 참여해 마스터플랜을 수립했다. 가시화되고 체계화된 사업계획 제안과 지속적 설득으로 반대는 찬성과 협력으로 전환됐다.
이후 '2016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 선정으로 사업비까지 확보되며 사업은 본궤도에 올랐다. 기본 및 실시설계와 경관위원회 심의를 거쳐 계획을 확정했고, 지난 5월 공사를 완료했다.
■안전과 범죄예방을 위한 기초 구축에 초점 맞춰
파장초등학교 안전통학로 및 안전골목길쉼터 조성사업은 물리적 환경 및 자생적 마을정체성 형성을 위한 기초 마련에 집중했다. 교육청과의 협의를 통해 학교부지와 도로면의 단차로 인해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거대한 옹벽을 허물고 이 공간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이곳에 보행로, 휴게공간, 안전시설물 등을 조성해 기본적으로 안전한 보행환경과 주민들의 소통과 휴식의 공간을 제공했다. 특히 시케인(CHICANE) 기법을 적용한 도로조성은 차량의 속도저감 및 공간에 대한 자연적 감시가 가능하게 됐다.
물리적인 환경조성과 병행해 학교학부모회, 상인회, 입주자대표로 구성된 주민협의체도 이 사업의 기획 초기부터 구성해 활동했다. 사업계획, 학교벽화 그리기, 분기별 워크숍 등 다양한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지속적으로 운영하며 스스로 자립할 수 있는 마을공동체의 토대를 마련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이후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세일어린이공원 지하주차장 건립과 주민 커뮤니티 활성화 차원의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는 주민편의시설 조성도 추진할 예정"이라면서 "주민 주도적 참여로 인한 자생적 공공디자인사업의 선진 사례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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