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미국 켄터키주 니컬러스빌의 킨 트레이스GC에서 열린 PGA투어 바바솔 챔피언십 2라운드 17번홀에서 행운의 샷이글을 잡은 뒤 캐디와 기쁨을 나누고 있는 브리타니 린시컴(오른쪽). 린시컴은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았으나 PGA투어의 높은 벽을 실감한 채 컷 통과에 실패했다. 사진=브리타니 린시컴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장타자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이 남자대회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바바솔 챔피언십(총상금 350만달러)에서 이글까지 잡았지만 컷을 통과하지는 못했다.
린시컴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켄터키주 니컬러스빌의 킨 트레이스GC(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5개를 잡았으나 보기 6개를 쏟아내 1언더파 71타를 쳤다. 하지만 1라운드 6오버파 78타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중간합계 5오버파 149타로 컷 통과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 컷 기준타수는 4언더파였다.
이날 2라운드는 전날 기상악화로 하루 순연돼 치러졌다. PGA투어에 출전한 여섯번째 여자 선수인 린시컴은 비록 컷 통과에는 실패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17번홀(파5)에서는 이글도 잡아냈다. 116야드 거리에서 친 세 번째샷이 그린에 떨어진 뒤 구르다 그대로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 린시컴은 "이번 주 최고의 장면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전반 6번∼8홀까지 3개홀 연속 버디도 인상적이었다.
린시컴은 "1라운드서 지나치게 긴장했던 것에 비해 오늘은 훨씬 차분하게 쳤다"고 2라운드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아마도 관중이 아침에 많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에 더 차분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특히 오늘은 좋은 퍼트가 많이 나와 버디를 많이 잡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이어 "나 자신을 알아가고 긴장을 어떻게 푸는 지 배운 한주였다"고 이번 PGA투어 나들이에 대한 의미를 부여했다.
LPGA투어 통산 8승을 거두고 있는 린시컴은 "이 대회가 내가 출전해왔던 다른 어떤 대회보다 훨씬 큰 무대였다"며 "이번 경험을 계기로 다가오는 메이저대회에서는 첫 티오프를 할 때 긴장하지 않길 바란다. 긴장 속에서 경기하는 법을 배웠다. 이 경험이 미래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
향후 '다시 한번 도전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린시컴은 "절대 아니라고는 말하지 않겠다"며 "남자 선수들과 함께 레인지, 그린에서 공을 친 것은 정말 좋은 기분이었다. 남자 선수들은 나를 편안하게 대해줬다. 매 순간을 즐겼다"고 말했다.
여자 선수가 PGA투어 대회에 출전은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가장 최근은 2008년 재미동포 미셸 위다. 그 전에는 베이브 자하리아스, 셜리 스포크, 수지 웨일리(이상 미국),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성대결을 펼쳤다. 하지만 컷을 통과한 선수는 1945년 LA오픈에 출전한 자하리아스 뿐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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