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주력기종 세대교체 '다른 길'
대한항공 B787 290개 좌석 269개로 줄여 타항공기보다 큰 창문크기 기내 습도 높여 쾌적함 상승
아시아나항공 A350.. 동급 대비 넓은 객실 공간 소음·탄소배출도 적어 기내 와이파이·로밍도 가능
대형 국적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서로 없는 기종이 있다. 양사가 간판급 최신 기종으로 낙점한 대한항공의 B787과 아시아나항공의 A350이다. 반대로 대한항공에는 에어버스의 A350, 아시나항공은 보잉의 B787을 단 1대도 찾아볼 수 없다. 세계 항공기 시장을 이끄는 에어버스와 보잉의 웬만한 기종은 고루 갖췄지만, 최신예 주력기종 선택에서는 다른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 항공기 세대교체로 라이벌이 된 B787과 A350은 공통적으로 첨단 소재와 고성능 엔진으로 장거리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친환경 첨단 기종이다. 제원의 차이는 있어도 두 기종 모두 쾌적하고 럭셔리한 편의성 등으로 항공여행의 품격을 끌어올릴 차세대 항공기로 주목받고 있다.
■꿈의 항공기 'B787'
2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2월 B787을 처음으로 들여온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총 6대로 늘렸다. 올해 하반기 3대와 내년에 1대를 추가로 도입해 총 10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2019년에 보유 여객기는 143대로 늘어나고, B787 비중은 7%로 높아지게 된다. 가격은 2억2000만달러에서 최대 3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B787의 좌석수는 원래 290석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269석으로 줄여 주문했다. 일등석(6석), 비즈니스(18석), 이코노미석(245석) 등 3개의 클래스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드림라이너'(꿈의 항공기)라는 별칭답게 일반 항공기에 비해 넓고 쾌적한 기내 환경을 갖췄다. 무엇보다 창문크기가 압도적이다. 높이 47㎝, 폭 28㎝로 유사 항공기에 비해 78%크고, 터치 버튼으로 창문 투명도를 5단계로 조절해 가리개가 없다. 그만큼 탁트인 느낌과 개방성으로 안정감을 더해준다.
기내 기압은 한라산 높이인 1800m수준으로 유지돼 장거리 여행의 피로감을 낮춰주는 것도 특징이다. 이는 민간 여객기 중 처음으로 기체에 탄소복합 재료를 50%이상 사용한 것도 한몫했다. 기체신소재 사용률이 높을 수록 기내 압이 높아져 지상과 비슷한 수준의 기압을 유지할 수 있다. 또한 기존 약 11% 수준이던 기내 습도도 15~16%로 향상돼 쾌적성을 끌어올렸다. 특히, 경량화와 내구성을 높여 연료효율개선과 탄소 배출을 줄였다. 기존 동급 항공기에 비해 좌석당 연료 소모율이 20% 이상 개선됐고, 탄소 배출량은 20%이상 감소했다. 그만큼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공해물질도 크게 줄었다. 최대 비행거리는 1만4140㎞로 미국 뉴욕 등을 논스톱으로 운항할 수 있다. B787은 대한항공이 운항중인 캐나다 벤쿠버와 토론토, 스위스 취리히, 홍콩 노선에서 볼 수 있다. 해외항공사중에는 에어캐나다, 영국항공, 유나이티드항공, 일본항공, 에어프랑스 등이 차세대 주력기종으로 운영중이다.
■하늘 위의 호텔 'A350'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국내 항공사 최초 A350을 도입한 이후 현재까지 6대를 도입했다. 오는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30대를 들여올 계획이다. 최대 366석에 이르는 좌석수는 311석으로 운영중이다. 비즈니스(28석), 이코노미 플러스(36석), 이코노미(247석) 등으로 클래스를 분류해 미국의 LA와 뉴욕, 독일 프랑크푸르트 노선 등에 투입했다.
가격은 3억6000만달러 내외이다. A350은 '하늘 위의 호텔'이라는 애칭을 얻을 정도로 럭셔리 항공기의 대명사로 통한다. 동급 중대형 항공기 대비 확대된 객실 공간, 뛰어난 연료효율성, 소음과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항공기, 기내 습도 및 조명 개선으로 쾌적한 기내 환경 등이 강점이다. 롤스로이스의 트렌트 XWB 엔진 2개를 장착하고, 기체에 탄소복합소재를 53% 적용해 최대 비행거리는 1만5200㎞에 이른다. 외부에서 유입될 수 있는 휘발성 유기 화합물을 제거해 기내로 신선한 공기를 공급하는 변환기가 기본 장착됐다.
또한,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기내 와이파이와 휴대전화 로밍서비스를 도입한 기종이다. A350을 도입한 해외항공사는 베트남항공, 핀에어, 케세이패시픽, 델타항공, 루프트한자 독일항공 등이다.
양사가 차세대 주력기종을 단일기종으로 택한 배경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항공기 기종을 단일화 하면 조종사, 객실승무원, 정비사 인력의 교육비 감소, 교육시설 등 줄일 수 있고, 스케줄 운용상에도 장점이 있다"며 "정비부품도 상대적으로 낮은 원가로 구매할 수 있고 근무 인력 역시 효율적으로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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