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만 경영개입 지적 반대..전경련 운용위서 아예 빠져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가 이번 주 '스튜어드십 코드' 최종안을 의결키로 한 가운데 '경영계 패싱'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기금운용위의 민간 위촉직 위원 14명 가운데 한국경영자총협회만이 '경영개입' 부작용을 우려해 최종 회의에서 제도 보완을 요구할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정농단사태 여파로 기금운용위에서 배제된 것도 경영계의 목소리가 위축된 이유로 지적됐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의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최종 회의는 원안대로 처리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내 증시의 7%를 차지하는 큰손인 국민연금같은 기관투자자가 투자한 기업의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행동지침이다. 경영계는 "국민연금 지배구조상 정부와 정치권의 외압이 작동할 개연성이 크다"며 국민연금 독립성 강화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영계의 우려에도 이번 회의에서 원안대로 처리될 거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건 기금운용위의 위원 구성 때문이다.
현재 기금운용위는 위원장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20명의 위원들로 구성된다. 이들 기금운용위 위원 가운데 박 장관을 비롯해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이성기 고용노동부 차관, 김성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6명의 정부 관료 및 공단 이사장은 당연직이다. 나머지 14명은 사용자대표(3인), 근로자대표(3인), 지역가입자대표(6인), 관계 전문가(2인)로 구성된다. 사용자 대표에는 경총,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가 포함됐다. 문제는 사용자 대표 간에도 스튜어드십 코드에 대한 입장이 다르다.
경총은 26일 회의에서 경영개입 요소들을 열거하며 제도 보완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총 고위 관계자는 "향후 제도 시행과정에서 경영개입의 문제가 드러나면 전면 백지화를 주장할 것"이라며 "현재 기금운용위에서 반대 입장을 낼 곳은 경총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재계 관계자는 "사용자대표 외에 당연직인 정부 위원들과 나머지 위촉 위원들은 초기부터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찬성했기 때문에 원안대로 통과될 것"이라며 "대기업 상장사들이 회원인 전경련이 기금운용위에서 빠진 것도 경영계의 목소리가 약화된 이유"라고 주장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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