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인 KPGA 우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박성현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활짝 웃고 있다. 박성현은 8월2일 개막하는 브리티시여자오픈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인 아리야 주타누간을 상대로 시즌 첫 메이저대회 멀티플 우승에 도전한다.
'아리야 주타누간 vs 코리안군단'
올 시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 골프대회(총상금 325만 달러)의 예상 판도다. 8월 2일부터 나흘간 영국 랭커셔주 리덤 세인트 앤스의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파71·6360야드)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는 세계 랭킹 20위 이내 선수 가운데 5위 렉시 톰슨(미국)을 제외하고 총출동한다. 물론 앞서 치러진 세 차례 메이저 대회 우승자들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시즌 첫 메이저대회였던 ANA 인스퍼레이션에서 박인비(30·KB금융그룹)를 연장전에서 물리치고 생애 첫승을 거둔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 US여자오픈 우승자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그리고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 박성현(25·KEB하나은행)이 올 메이저대회 영광의 우승자들이다. 따라서 이들 중에서 이번 대회 챔피언이 배출되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멀티플 우승자로 이름을 올리게 된다.
그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이번주 발표에서 13개월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한 아리야다. 그는 7월30일 브리티시여자오픈 전초전 성격으로 막을 내린 스코틀랜드오픈에서 시즌 3승째를 거둬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됐던 링크스코스에서도 충분히 통한다는 걸 입증했다. 올 시즌 메이저대회는 이번 대회와 9월에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만 남아 있다. 따라서 아리야가 이 대회 우승 트로피마저 가져가면 2018시즌은 사실상 '주타누간의 해'로 마무리될 공산이 커진다.
하지만 그러기까지는 '한국군단'의 벽을 넘어야 한다. 아리야의 강력한 대항마로는 세계 1위 자리를 내준 박인비를 비롯해 박성현, 그리고 링크스코스에서 유독 강점이 있는 디펜딩 챔피언 김인경(30·한화큐셀), 그리고 LPGA투어 최다언더파와 최저타 기록 보유자인 김세영(25·미래에셋) 등을 들 수 있다. 2015년 대회 우승자인 박인비는 지난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컷 탈락한 이후 한 달 정도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박인비는 3년만의 타이틀 탈환에 성공해 주타누간에 내준 1위 탈환의 계기를 마련한다는 각오다.
박성현도 시즌 첫 메이저 2승 고지 선점에 나선다.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자인 박성현은 이후 손베리 크리크 클래식에서 컷 탈락했으나 스코틀랜드오픈 공동 11위에 오르며 링크스 코스에 대비한 샷 조율을 마쳤다. 만약 이번 대회서 박성현이 우승하면 메이저 2승을 포함해 시즌 3승을 달성하게 돼 올 시즌 아리야와 치열한 양강 구도를 구축하게 된다.
변수는 강한 바람 등 기상 여건과 코스다. 대회 장소인 로열 리덤 앤드 세인트 앤스 골프 링크스는 2009년 브리티시 여자오픈, 2012년 브리티시 오픈이 열렸던 코스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은 2009년 이전에도 1998년, 2003년, 2006년 등 총 네 차례나 이곳에서 열렸다. 2009년 대회에서는 카트리나 매튜(스코틀랜드)가 3언더파로 우승했다.
그만큼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무엇 보다도 벙커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게 선수들로서는 부담이다.
대회장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벙커 174개가 페어웨이와 그린 주위에 배치됐다'는 글이 올라 있다. 한 홀당 9.6개의 벙커가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이번 대회는 벙커와의 전쟁이 될 공산이 크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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