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동남아 5개국 동시 진출, 글로벌 사업 지금부터 시작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사진=서동일 기자
"글로벌 사업은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야놀자가 인수한 젠룸스는 3년 뒤 현재 야놀자 수준의 매출을 낼 것으로 확신합니다."
지난 3월, 숙박 애플리케이션에서 시작한 야놀자는 '글로벌 여가 플랫폼'으로 진화를 시작했다. 일본 최대 온라인 여행사 라쿠텐과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이 첫걸음이었다. 올해 내로 글로벌 진출국을 더 늘릴 것이라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 그로부터 넉달, 동남아시아와 한국을 부지런히 오가던 김종윤 야놀자 부대표(
사진)는 동남아의 야놀자 '젠룸스'를 발견했다. 젠룸스는 설립 3년 만에 매년 2배가 넘은 성장세를 내고 있는 온라인 예약 플랫폼이다.
야놀자는 젠룸스의 성장 가능성을 확신하고 인수를 조건으로 약 170억원을 투자했다. 한국 관광객이 자주 찾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폴, 태국 등 5개국을 동시에 진출하는 성과를 낸 것이다. 개발을 서두르면 이용자는 야놀자 앱에서 오는 4·4분기부터 동남아 5개국의 가성비(가격대비성능) 좋은 비즈니스호텔 등 숙박시설, 액티비티를 예약할 수 있다.
파이낸셜뉴스와 14일 인터뷰한 김 부대표는 "야놀자는 3년이 되기 전에 월거래액 1000억원, 연간 거래액 1조원에 가까운 회사로 큰 성장을 했다"면서 "동남아 시장도 야놀자의 사업모델을 이식해 젠룸스가 온라인화를 주도하면 3년 뒤 현재 야놀자의 매출(2000억원 이상)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현재 동남아 여가 시장이 한국의 5~10년 전과 유사하다고 판단했다. 고급 호텔·리조트는 온라인화됐지만 내국인이 여행하는 가성비 높은 호텔, 리조트는 디지털화되지 않았다는 것. 싱가폴→마닐라 등 도시 간 여행(인터시티)이 늘어나고, 일하는 시간이 줄고 서비스 산업이 발전하는 것도 동남아 여가 시장이 발달하는 지표로 해석했다. 김 부대표는 "동남아 시장도 한국처럼 새로운 곳으로 놀러가려는 니즈가 폭발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야놀자가 해외로 눈을 돌린 이유는 야놀자만의 온·오프라인연계(O2O) 사업모델이 국내 시장 트렌드를 바꿨고, 이를 '수출'하려는 전략을 세웠기 때문이다. 야놀자의 사업모델은 단순히 숙박과 온라인을 연결하는 플랫폼에서 그치지 않는다. 야놀자는 직영 호텔 시공·설계부터 인테리어·디자인, 비품 생산 및 제공을 직접하며 오프라인에서도 야놀자만의 표준화를 추구하고 있다. 김 부대표는 이를 '롱테일 법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야놀자가 소개해주는 숙박시설에 문제있는 곳도 있는데 이용자가 원하는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해주지 않으면 그 불만은 야놀자로 향한다"면서 "야놀자 브랜드 호텔을 만들면서 여가 문화, 노는 문화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 같은 진정한 O2O 사업모델을 해외에 수출하는 것이 야놀자가 세운 글로벌 진출 전략이고, 그 시작이 동남아 시장인 셈이다. 또 구글 출신인 김 부대표가 야놀자를 선택한 이유기도 하다.
그는 "오프라인 정보를 기술적 연결로 디지털화하고, 비즈니스 확장 가능성이 있는 업종을 찾았더니 야놀자가 보였다"고 말했다.
즉, 야놀자의 사업확장, 업종 간 결합·콜라보를 통한 시너지는 이제부터 시작된다는 의미기도 하다. 김 부대표는 "숙박은 단순한 공간산업이 아니라 콘텐츠, 레저, 음식업, 쇼핑, 교통, 인테리어 등 연결될 수 있는 것이 다양하다"면서 "우선 동남아는 K팝 등 콘텐츠나 재화, 서비스와 동반 수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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