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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금융위기'에 중동은행 자산 편입 MMF 환매 지연

DB·알파운용, MMF 환매 연기 결정 

'터키 금융위기'에 중동은행 자산 편입 MMF 환매 지연

카타르 소재 은행의 정기예금 관련 자산이 편입된 국내 머니마켓펀드(MMF) 환매 요청이 급증하자 일부 운용사들이 환매 연기 결정을 내리기 시작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9일 카타르 관련 자산이 편입된 MMF에 대한 환매 연기를 결정했다.

DB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의 관련 MMF 규모는 각각 4조1952억원, 9292억원 수준이다.

이들 운용사는 "해당 MMF에 대한 대량 환매 요청과 보유자산의 뚜렷한 거래부진 등으로 환매 청구에 응하는 것이 투자자 간의 형평성을 해칠 염려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환매연기 문서를 각 판매 증권사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통보했다.

DB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은 각각 10월 5일과 8일에 수익자총회를 열고 환매에 관한 사항을 결의할 예정이다.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MMF를 믿고 MMF에 투자했던 기업들은 낭패를 겪게 됐다. 이 펀드들은 법인 전용 상품으로 기업들의 운용자금이 대거 묶인 셈이다.

문제가 된 MMF는 카타르 소재 은행 정기예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유동화기업어음(ABCP)을 포트폴리오에 담고 있는 상품이다.

카타르 소재 은행 관련 ABCP에 대한 불안감은 미국과 터키 간 무역 분쟁이 촉발되면서 시작됐다.

터키 금융불안이 확산되면서 카타르국립은행(QNB) 을 포함한 중동계열 은행이 발행한 정기얘금 유동화증권 상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중동계열 은행의 정기예금 유동화잔액은 약 12조5000억원으로 해외 은행 정기예금 유동화 발행잔액의 66.3%를 차지한다.

특히 카타르 소재 은행들의 발행잔액은 약 10조6000억원에 달해 단일 국가로는 그 규모가 가장 크다.

그러나 신용평가 업계는 터키 관련 불확실성이 정기예금 유동화증권의 상환위험으로 전이될 가능성은 비교적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카타르 소재 은행은 원유 판매로 획득한 달러를 비원유부문 경제에 자금을 제공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므로 사업의 공공성이 높으며 정부 지분율 또한 높다"며 "대형 은행에 집중된 은행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타르, 두바이 국가들의 은행에 대한 정부지원 강도는 글로벌 국가 중 가장 높다"고 강조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